7일 오후 4시 <영화공간주안>에서 발달장애인 밴드 '좌충우돌'의 2년간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됐다. 4년전 한국장애인개발원의 다큐 예산지원을 받아서 시작된 상영회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힌 중증장애인들이 뮤지션으로서 세상 밖으로의 나선 여정을 담았는데, 인천장애인정보화협회(회장 한금주)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후원했다.
인천장애인정보화협회 엄원무 사무처장은 밴드에서 기타를 맡아 영화에도 출연한다. 그는 단원들과 함께 인천지역 학교 20개 초중고를 다니면서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연주공연도 했다고 알렸다.
엄 사무처장은 관객들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중증장애인들의 여건들이 형성되고 있는걸 보고 그냥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곧이어 봉만대 감독과 서준호PD, 촬영 권준엽 그리고 진행 이혜인 스텝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이들은 십시일반 힘을 모아 인천에 연고를 둔 장애 관련 문화 행사를 지원을 해주며 오늘의 행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 외에도 지도 강사로 참여한 한상우 교수, 싱어송라이터 박상호씨, 홍혜주씨가 자리를 함께했다.
영화관은 관계자들과 가족, 지인들 그리고 소개받고 온 비장애 일반시민들로 영화관이 가득 찼다. 드디어 오프닝 크레딧이 오른다.
영화속에는 단원들의 생생한 오디션 장면들부터 나온다. 좌충우돌 밴드는 30대 5명의 발달장애인과 엄원무 사무처장이 구성원이다. 밴드 구성원 중 지인이 화면에 나오자 관객들은 오래전부터 소통해 왔기에 금세 알아차리고 친근한 웃음으로 공감을 나누었다. 봉만대 감독이 기자에게 영화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관전팁을 알려 준다.
영화는 피아노 안계범, 드럼 이대현, 기타 엄원무 사무처장, 그리고 보컬 신예지, 김총명, 정광수 등 좌충우돌 밴드의 세상 밖으로의 도전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그들은 일단 서로 대화가 안 되었다. 하지만 "음악으로 교감 되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다"고 계획자 서준호PD는 영화속에서 감탄했다. 음악적 재능이 있는 피아노 안계범과 드럼 이대현에게 호감이 갔었고 마치 자신이 《스쿨 오브 락》(The School of Rock, 2003년 개봉한 미국 영화)이 된것 같았다고 말한다.
내면이 순수한 그들의 이야기를 가사로 그대로 끄집어낼 수 있을까 염려했다고 한다. 말이 안 돼도 뱉어낸 그대로의 재미있는 표현들을 가사로 만들었다. '동심'이 메인 주제 메시지다.
엄 처장은 단원들이 4년 동안 한결같음의 자세로 음악적으로도 많이 배웠다고 감사해했다. 엄 처장은 손목장애가 있었는데 단원들과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 재활이 되어 몸이 변한걸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단원들은 뮤지션이 하는 모든 것들을 경험해 보았다. 대부도에서의 첫 버스킹 그리고 음반나오기 전 월미도 버스킹, 대중과 만나는 매체 <공감>클럽에서의 공연, 스튜디오 레코딩 등을 거쳐 <싱어송라이터><안녕>등 두곡의 녹음을 진짜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앨범 제작까지 이 모든 과정을 담은 것이 이날의 상영작 다큐멘터리 ‘1234’이다. ‘1234’는 12월 31일에 정식으로 발매될 예정인 컴필레이션(편집앨범)의 이름이기도 하다.
♪싱어송라이터♬
지금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지금 좀 부족하지만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때론 숨겨왔던 용기 내볼까? 1,2,3,4,(이하생략)
정말로 음악을 통해 편견 없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다.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의 무대에서 봉만대 감독은 "영화는 여러분의 정서로 느끼고 가슴으로 가져가는 거라 믿는다"며 "시나리오 없이 있는 그대로를 메타적 관점에서 기록했다"고 담담히 전했다.
앞으로 이 영상은 조금 더 다듬어진 뒤 다큐 부문 칸, 베니스 같은 전세계 플랫폼에 보낼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덧붙여 단원들의 어머님들께 이 영상을 바친다며 감사와 헌신에 경의를 표했다.
경품이 당첨되어 무대에 나온 관객들도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를 담은 실험적 다큐멘터리를 만드신 감독과 모든 스태프들에 존경스럽다고 감상 소감을 나누었다.
기자는 단원들 중 드럼 이대현씨의 음악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히는 장면을 소개하고 싶다. 그런데, 정말 감동적이라 스포일러(영화 주요장면을 알려주어 재미를 떨어뜨림)를 남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독자 여러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커다란 울림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