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나눔의 글마당]
이충하 / 인천 노인종합문화회관 소통의 글쓰기반
이충하 / 인천 노인종합문화회관 소통의 글쓰기반
시민의 신문 <인천in>이 인천노인종합문화화관과 함께 회원들의 글쓰기 작품(시, 수필, 칼럼)을 연재하는 <소통과 나눔의 글마당>을 신설합니다. 풍부한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고, 글쓰기 훈련을 통해 갈고 닦은 시니어들의 작품들을 통해 세대간 소통하며 삶의 지혜를 나눕니다.
명 잣는 어머니
이충하
물레 소리 앵앵 울고
아기의 기침 소리 콜록콜록 자지러지네
물레 소리 앵앵 앵앵 힘차게 돌아갈수록
아기 기침 소리 콜록콜록 자지러지네
시집온 지 16년
딸 셋에 아들 낳아 한시름 놓았는데
첫돌 지나 백일해로 아기 명줄이 간당간당
물레야, 물레야
우리 아기 울음소리 물레 가락처럼
앵앵 앵앵 울고 있구나
우리 아기 명줄
무명실처럼 질기게 해다오
물레 소리 힘차게 돌리시는 어머니
아기의 기침 소리 콜록콜록 자지러질 때마다
명 잣는 물레 소리 그치고
아기 숨소리 그칠까 조마조마
동짓달 긴 밤을 지새우며
어머니의 한숨 소리 자지러지고
기침 소리 조용하니
어머니 가슴 덜컹 내려앉아
치마폭에 쌓인 아이 내려다보면
아기 가슴 껄덕껄덕 숨 쉬고 있네
물레야, 물레야 명 잣는 물레야
우리 아기 명줄
무명실처럼 질게* 자아주렴.
앵앵 울던 그 물래 소리
팔순 넘은 나의 귀에 쟁쟁 들리네
명을 잣는 어머니 오늘 밤 길게 오시네
* 질게: 길게의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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