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장애인 문화예술 연주·포럼이 30일 서울 로데아트센터 4층 체임버홀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인천에서 활동중인 MUCA 권은경 대표와 벤킴감독이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후원하는 행사이다.
올해는 ‘지속가능한 장애예술인의 삶’을 주제로 6명의 기관단체 전문가들이 발제와 토론을 이어갔다. 인터미션에 특별연주로 미라클앙상블단원들이 함께했다. 나경원 국회의원이 서면 인사말을 통해 축하했다.
OBS 최지해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자는 밀알문화예술센터의 정규태 센터장으로 밀알 복지재단의 발달장애인 문화예술인 양성사업에 대해 발표했다.
올해 밀알과 무카(MUCA)의 컨소시엄을 통해 5명의 장애예술인을 추가로 고용하게 된 과정과 국내를 넘어 해외까지 장애인 예술지원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특히 국내 4만명밖에 되지 않는 소수의 자폐 장애인들은 사회에 진출해서 활동할 방법은 문화예술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아 이들이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양한 분야로 지원사업을 넓혀 가는 지점에서 호주의 Tutti Arts의 모범사례를 소개했다. Tutti Arts는 장애예술인뿐만아니라 ADHD, 난독증등 신경다양인들을 위한 복합문화예술단체이다. 이곳에서는 연기, 영화, 디지털아트, 그림, 음악, 댄스 등을 배우고 익혀서 그들만의 이야기를 실험정신으로 작품을 창조하는 단체이다. 정 센터장은 향후 우리도 벤치마킹해야할 요소들이 있다고 전했다.
신보혜 한울림연주단 단장이 두번째 발제에 나섰다. 그는 오르프 슐베르크 음악치료를 접목하여 중증 발달장애인도 음악적 예술을 경험하고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르프 슐베르크(Orff-Schulwerk)는 몸, 언어, 그리고 음악을 이용하여 통합적 앙상블체험을 느끼게 도와준다. 몸으로 연주리듬을 이해하고, 언어로 연주리듬을 익히고 자기표현을 한다. 그런 반복과정 끝에 비로소 노래나 실로폰악기로 음악적 앙상블을 체험하는 치료 프로그램이다.
그의 다양한 치료프로그램으로 마음을 열고 소통의 변화를 보여준 기적같은 이야기는 참석한 모든 청중을 울컥하게 했다. 현재 이들의 삶을 담은 노래와 음악으로 관객참여형 공연을 하고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조적인 것이다.’ 라는 가치와 방향성을 갖고 한울림연주단은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음원제작과 비공식적 악보판매로 지속가능한 중증장애인 문화예술 직업을 창출한 신보혜 단장에게 보내는 격려와 응원의 박수가 체임버홀에 가득했다.
다음은 차주현 와이즈메카 대표가 AI를 활용하여 지속가능한 장애 예술인 모델링(Modeling)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5개 범주하에 100개의 논문을 정리해서 올린것과 삶의 여정 지도를 정렬화 해서 소개한 점이 인상 깊다.
5개 범주는 다음과 같다. ⓵발달장애인가족의 삶의질,⓶발달장애인 행동중재/치료 ⓷발달장애인교육 ⓸발달장애인 정책및제도 ⓹발달장애인 직업및고용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마라클 앙상블 주인공들이 등장하여 포럼의 축하무대를 장식했다. 그들은 프로필과 실력이 출중하여 서울시향과 '행복한 음악회 함께'에서 많은 미라클앙상블 단원들이 협연도 하고 수석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했다.
벤킴감독이 이날의 연주 프로그램을 소개할 때 이 기쁜 소식을 청중과 나누었다. 첼리스트 차지우, 바이올린 이현성, 콘트라베이스 이준영, 피콜로와 플룻 하유빈, 피아노 진마리아, 클라리넷 김경주와 김범순, 베이스클라리넷 김범순이 공연에 참여했다.
앞으로 다른 장애인 친구들을 가르치는 지속 가능한 삶이 펼쳐지라는 뜻에서 카펜터즈의 Top of the world를 끝곡으로 연주를 마쳤다. 앵콜의 환호성을 뒤로하고 다시 토론을 진행했다.
첫 번째 발제에 관한 토론은 안지언 숙명여대 문화예술 교육학과 교수가 맡았다. 그는 UN아동권리협약 31조에 맞게 밀알재단이 발달장애인 문화예술인 양성사업을 잘하고 있는지, 모니터링 평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아이들이 직업 예술인으로만 사는 것이 행복의 길은 아니라고 여기지만, 한편으로는 발달장애인의 재능 고유성이 직업·노동의 가치로 보장받는 제도가 국내에도 공고해지길 원한다고 했다.
이에 정규태 밀알센터장은 모니터링을 수치 통계할 센터내 연구단체는 없지만 향후 장애예술인들이 나이가 들어 예술의 퇴행이 올 때, 예를 들어 카페나 바리스터같은 직업전환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장애인문화예술 활동이 단순한 창작을 넘어서 일자리, 고용, 소득 등 경제적 활동으로 이어진 일본의 Aki 사례도 소개했다.
이어 이기효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전문위원이 토론에 나서 한울림연주단의 지속가능성이 모호하다고 질의를 했다. 경제활동을 하고자하는 연주단인지 아니면 학예회 수준의 취미와 교육을 목적으로하는 것인지 의견을 물었다.
장애예술인으로 존립하기 위해선 안드레아 보첼리나 스티비 원더처럼 예술과 장애가 희석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사람들인 발달장애인들은 사랑과 믿음을 함께한다는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다고 했다. 앞으로 자체적 작품을 가지고 있어야 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작품에 이력이 남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박영주 한국교원대 음악교육과 교수가 차주현 대표의 삶의 여정 지도가 실제 장애예술인의 삶에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질의했다.
차 대표는 일본의 '수파리'를 모델링으로 가져와 설명했다. 수: 스승의 가르침을 그대로 모방하여 따르고 배운다. → 파:배운 것을 바탕으로 기존의 틀을 깨고 창의적 해석과 변형의 단계 → 리: 자신만의 스타일과 철학을 확립하여 스승을 떠난다.
한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50년 계획을 소개하며 중간 중간 목표와 계속 차이를 줄여나가는 피드백을 해야한다고 했다. 인생로드맵은 가치를 공유하는 과정이며 함께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모든 행사는 전체 사진 촬영과 함께 막을 내렸다. 한 학부모의 제안처럼 장애아이들의 교육만큼이나 그들의 부모교육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들의 아이를 무대에 세우기 위해 춘추전국시대를 보는 듯 했다고 전했다. 인성교육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내년도 사업비를 받아오면 학부모와 선생님들을 위한 교육사업도 진행할 생각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날의 영상기록은 홍두표 감독이 맡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