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가 민족미술사를 개척한 선구자이자 문화운동독립가인 우현 고유섭 선생(1905~1944)의 길 만들기에 나섰다.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18일 오후 2시 별관 5층 회의실에서 ‘우현의 길 조성, 관리 및 활성화에 관한 조례 제정 토론회’를 개최했다.

유중호 인천언론인클럽 회장이 좌장, 박희선 순례길 학교 사무국장이 진행을 맡은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원규 작가(전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우현 선생을 현양하자’, 조용주 법무법인 안다 대표 변호사가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각각 발제했다.

이어 윤희정 인천시총연합회 집행위원, 조혁신 인천일보 논설실장, 구영미 인천시 예술정책과장이 지정 토론에 나섰다.

이날 ‘고유섭 평전’을 펴낸 이원규 작가는 인천에서 태어나 인천공립보통학교(창영초교), 보성고보, 경성제대를 나와 한국 고미술사연구에 매진해 개성박물관장으로 일하면서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빛나는 업적을 쌓고 광복 1년 전 타계한 우현 고유섭을 민족미술사 개척의 선구자이자 문화독립운동가로 규정했다.

우현 고유섭은 1919년 3월 15세의 어린 나이로 태극기 만세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서에서 구류 3일을 살다 나와 이때 형성된 민족정신에 따라 평생을 문화독립운동에 투신했다는 것이 이 작가의 설명이다.

이 작가는 “우현은 인문학적 품격으로는 인천이 배출한 최고의 인물”이라며 “우현을 현양해야 인천의 인문학적 품격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조용주 변호사는 ‘우현의 길’을 ‘우현 고유섭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지역에 남아 있는 선생의 흔적 및 그의 작품 속에 나타난 곳을 연결하여 만든 길’로 정의했다.

‘우현의 길’은 인천에서 설립된 ‘순례길 학교’가 지난 3월 처음 제안하고 4~5월 3개의 코스를 답사했는데 ▲1코스 우현의 성장길(용동 큰우물~답동성당~싸리재~창영초교~의성사숙~한국철도 최초기공지, 3.1㎞) ▲2코스 미술관 가는 길(숭의역~옛 수인선 철도인 바람의 숲길~용현동·학익동 염전부지~인천시립미술관 부지~문학초교 인천도호부, 4.8㎞) ▲제3코스 청춘의 애상길(학산서원터~삼호현 전통숲~백제우물터~백제사신길 벽화거리~인천시립박물관 우현 고유섭 동상~능허대공원, 5.2㎞)이다.

제3코스 ‘청춘의 애상길‘은 우현이 싸리재 집에서 문학산 아래 관교동을 거쳐 삼호현을 넘어 능허대로 가는 여정을 기록한 수필 ’애상의 청춘기‘에서 따온 것이다.

조 변호사는 조례 제정의 의의를 ▲인천시 최초의 인문학적 길 조성 ▲인천 인물의 발굴 및 인천 정신 형성의 계기 ▲한국 근대화의 시작인 인천의 역사성 강조 ▲유명한 걷기 관광코스 부상을 꼽았다.

그는 ’우현의 길‘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고증을 위한 역사문화계의 협조, 지속적 관리와 역사 배움의 장으로의 활용을 위한 시민단체 및 교육계의 협조, 입법 및 재정적 지원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지역정치권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대중 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제9대 시의회 후반기 시작의 첫 행사로 이번 토론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뜻깊게 행각한다”며 “인천 출신으로서 우리나라 최고의 미술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인 우현 고유섭 선생의 일생과 업적을 돌아보고 그 분을 새롭게 조명하는 세부적인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빈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