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문학회'는 27일 (토) 오후 3시 <명사 초청 문학 강좌>를 연다. 남동문화예술행사로 남동구청 지원을 받아 중앙대학 교수 이승하 시인과 함께 장수동 청소년수련관 생활관 내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이승하 시인은 1984년《중앙일보》신춘문예(시), 1989년《경향신문》신춘문예(소설)로 등단해 '사랑의 탐구'와 '욥의 슬픔을 아시나요', '폭력과 광기의 나날', '생명에서 물건으로', '뼈아픈 별을 찾아서' 등의 시집을 갖고 있다.
시론집으로는 '한국의 현대 시와 풍자의 미학', '생명 옹호와 영원 회귀의 시학', '한국 현대시 비판', '백 년 후에 읽고 싶은 백 편의 시', '한국 현대 시에 나타난 10대 명제' 등이 있다. 대한민국문학상(신인상), 지훈상 등을 수상했다.
정경해(55) 남동문학회 전임 회장은 "지역민을 위한 행사로 저명한 교수님을 모시고 문학 강연을 듣게 돼 기쁘다"라며 "관심 있는 문인과 시민, 학생들의 참여를 기다린다"라고 말했다.
'남동문학회'에선 현재 30명의 회원들이 '남동문학 7집' 발간과 소래포구 축제기간에 '시화전'과 '시 낭송회'를 준비 중이다.
이승하 시인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세상의 모든 길
-혜초의 길 23
이승하
걸어간 사람들이 길을 만드는 법
길은
가고자 하는 마음이 만드는 법
세상의 모든 길은
내 앞의 사람들이 만들었다
혜초에 앞서 현장*이 걸었고
현장에 앞서 부처가 걸었던 길
어디는 길 나서서 보라
내 앞에 걸어간 사람들의 수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 없을 테니
*현장(玄奘, 602-64): 중국의 승려, 629년부터 645년까지 인도를 거쳐 여행하고 돌아와 여행기『大唐西域記』를 썼다
"시를 쓴다는 것은 즐거운 노동"이라고 말하는 이승하 교수의 '시 쓰기 교실' 저서는 시 창작에 필요한 기본적 기법에 대한 안내서이기도 하다. 시가 얼마나 우리 정서에 도움을 주고 일상적 삶에 윤활유 구실을 하는가를 가르쳐 주고 있다.
시 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것뿐만 아니라 시인이 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자신이 어떻게 시인이 되었고,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스스로 경험까지 말해 준다.
시를 자꾸 접하면 뜻밖에도 쉽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동을 주고 시를 한 편 한 편 습작해 보면 시인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내지는 동경에서 벗어나 나도 시인이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갖게 될 것이라고 이 시인은 말한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뼈아픈 비평을 감수해야 하며, 줄거리가 있고 감동이 있는 시를 써야 한다. 그것은 어떤 특별한 얘기가 아니라 일상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소재들이다."
여름의 끝자락 토요일 오후. 나도 시인이 한 번 되어 볼까?
(문의 : 남동문학회장 차수경 010-2024-3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