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한 / 인하대 의대 교수, 한국커뮤니티케어보건의료협의회 상임대표
내년 2025년이면 우리사회에서 65세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0%에 도달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합니다. 고령인구가 많아진 상태에서 시민들의 돌봄과 건강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산연령의 감소, 의료와 돌봄비용의 증가로 우리사회는 역성장과 사회불평등의 심화로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속에서 나온 정책이 통합돌봄이고, 돌봄민주국가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습니다.
2024년 3월 26일 “의료ㆍ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내에서 노인과 장애인,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국민들이 지역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제정되었습니다. 이 법은 보건의료, 장기요양, 일상생활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연계하여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며,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법률입니다.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은 노인, 장애인,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 요양, 일상생활돌봄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법에는 통합지원 대상자 중 노쇠, 장애,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 유지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로 정의하고, 통합지원 관련기관으로 통합지원 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 법인, 기관, 단체 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법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통합지원 대상자가 건강하고 존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가 명시되어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는 통합지원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통합지원 대상자의 특성과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보건복지부의 통합지원 기본계획은 5년마다 수립·시행되며, 통합지원 정책의 추진 목표, 서비스 확충 방안, 전문인력 양성과 통합지원 대상자의 발굴, 서비스 연계, 재원 조달 등을 포함합니다. 또한 통합지원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통합지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정부가 돌봄통합지원법을 제정하고 2024년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늘어나는 돌봄수요에 대응하는 법적 기반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지 시행년도가 2026년 3월인 것에서 알수 있듯이 여기에 필요한 재정 조달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의료, 요양, 돌봄, 주거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끔 서비스 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하나, 재원 마련과 더불어 지역사회에서 통합돌봄서비스에 나설 서비스 전달주체를 형성하는 것은 쉽지않은 과제입니다.
장기요양보험은 요양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자에 대해서 일부만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제공되는 요양서비스도 방문간호, 방문의료서비스와 단절되어 파편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까닭에 재가 요양서비스의 질이 높지 않습니다. 재가요양서비스가 양적, 질적으로 충분하지 않은 상태인데, 현재의 재정상태로서는 재가요양서비스의 대상자를 늘리고, 요양서비스와 방문간호, 방문의료, 재활서비스와 연계 통합되어 제공되는 등 서비스의 질적인 향상을 기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건강보험도 그간 시범사업에서 통합돌봄에서 의료서비스의 연계가 절실하다는 것이 매우 강조되었음에도 우리사회 현재의 상태에서 통합돌봄에 참여하는 1차 의료기관이 획기적으로 증가되긴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러한 여건에서 통합돌봄을 전적으로 정부에 맡길 순 없는 상황입니다. 1980년대 경제 침체이후 시민들의 복지 수요는 증가하는데 반해, 정부가 복지서비스를 전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서 복지국가는 위기에 봉착해 있으면서, 민관이 협력하여 만들어가는 사회복지국가가 이제 힘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에서 돌봄민주주의가 확립되고 지역사회에서 통합돌봄이 가능해지려면, 읍·면·동 단위에서 통합돌봄이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지금은 통합돌봄에 대한 기반이 잘 마련되지 않은 열악한 환경이지만, 읍·면·동 단위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통합돌봄체계의 기반이 될 수 있는 것이 마을공동체입니다.
돌봄 통합지원법 제 21조에 언급된 전담조직의 조례 내용은 지역사회의 특성과 필요에 맞게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합니다. 바람직한 조례 내용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전담조직의 구성 및 역할
마을공동체를 포함한 전담조직의 구성원, 역할, 책임을 명확히 규정합니다.
보건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의 통합 제공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합니다.
서비스 제공 범위
가사지원, 식사지원, 이동지원, 건강지원, 정서지원, 주거편의, 일시보호, 긴급 돌봄 등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포함합니다.
전문 인력 양성 및 교육
돌봄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문 인력의 양성 및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합니다.
통합지원정보시스템 구축
돌봄 서비스의 효율적인 제공을 위해 통합지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합니다.
주민 참여 및 의견 수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절차를 마련합니다.
재정 지원 및 관리
전담조직의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 방안을 명시하고, 투명한 재정 관리를 위한 규정을 마련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포함한 조례는 돌봄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돌봄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센터의 역할을 우리사회에서는 어디에서 맡을 수 있을까요?
각개전투로 운영되는 장기요양기관은 통합돌봄 및 케어매니지먼트가 어려울 것 같고, 치매안심센터는 치매환자 발굴에 집중되어 있고, 지자체라고 하는 주민센터나 구청은 기초생활수급자등 일부 취약인구 돌봄에 집중되어 있고, 건강보험공단은 구체적인 사례 관리 경험이 없습니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도대체 어디에서 통합적인 돌봄에 대한 상담을 받을 수 있을까요? 새로운 민간위탁기관을 설립하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돌봄통합지원에서 핵심은 사례관리입니다.
대상자를 파악해 필요한 돌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에 잘 연계를 해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기초 지자체는 읍면동에서 전담조직을 두기보다는 복지팀에서 이를 맡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으로 부족합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도 실지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할 인적자원을 가진 곳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국 지자체 중에서 읍면동에서 사례관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현재 이전의 통합돌봄 시범사업이나 진행중인 12개 노인의료 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곳은 더욱 그렇습니다.
일본 포괄케어센터에서는 사회복지사, 케어매니저, 정신보건사와 같은 3명의 실무자를 반드시 두도록 되어있고, 사례 관리에 역량이 있는 비영리단체가 맡도록 되어있습니다. 사례관리에 여러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일본의 포괄케어센터는 우리사회에서도 유용한 대안이 될수 있습니다. 지역에 돌봄·의료 등 여러 조직들이 민간 통합돌봄 전담조직과 긴밀하게 연계되어있고 협력을 해야 합니다,
지자체는 통합돌봄지원 전담조직을 과감하게 민간에 개방을 해야합니다. 행정은 통합돌봄 민간 전담조직이 이러한 역할을 할수 있게 적극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특히나 대상자의 발굴 조사,추적 조사 및 관리에 있어 정부의 정보지원이 없으면, 민간조직에서 사례관리를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돌봄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민관협력, 여러 돌봄 조직들간의 유기적인 민·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것이 통합돌봄의 핵심 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 통합돌봄에 시민참여, 마을공동체의 돌봄 역량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