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연 인천시교육감과 인천의 5개 (남부, 북부, 동부, 서부, 강화) 교육지원청 교육장이 함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교육감과 교육장들은 3일 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예정보다 앞당겨 확정 고시 한 것에 대해“우리 교육의 퇴보”라고 비판하며 유감을 표시하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는 다원적 가치를 중시하도록 제시한 교육부 교육과정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며“지금 편향이 있다면 그것은 정부의 획일 편향”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인천지역 교원들의 여론조사도 발표했다. 10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에 참여한 중등교원 1,122명 중에서 84.1%, 역사교원 151명 중에서 90.1%가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27,000명 교직원들의 다수는 특정 역사관을 반대하거나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이 올바름을 결정하는 획일화를 반대하는 것이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을 실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청연 교육감은“뜻을 같이 하는 타시도 교육감과 인천의 교육계, 학계, 시민사회와 공동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등 교육감으로서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청 국정화 고시 철회요구 입장 전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에 대한 인천광역시교육청 입장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는 철회되어야 합니다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확정 고시는 우리 교육의 퇴보입니다. 인천광역시 교육감과 5개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은 이에 안타까움과 유감을 표합니다.
인천의 교장 교감을 포함한 중등 교원 중 84.1%, 역사 교사 90.1%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인천광역시 교육감과 교육장, 그리고 교사들은 특정 역사관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정 교과서를 옹호하는 것도 아닙니다. 27,000명 교직원들의 역사관은 하나가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획일 입니다. 우리가 반대하는 것은 올바름이 무엇인지 국가가 단 하나로 결정내리는 것입니다.
정부는 편향과 편견을 바로잡기 위해 올바른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편향과 편견을 바로잡는 힘은 국가권력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말하고 경청하며 소통하는 다원적 가치로부터 나옵니다.
교육부가 올해 고시한 교육과정은 ‘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 문화를 향유하고 발전시키는 교양 있는 사람’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는 교육부 스스로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과 반대로 향해가는 것입니다. 지금 편향이 있다면 그것은 정부의 획일 편향입니다. 우리 교육이 퇴보할 것이란 우려는 이 때문입니다.
세계 민주주의 국가는 검인정 교과서 체제입니다.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듯 한국사 교육도 선진화된 민주 국가답게 실현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무지개를 색칠하다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각각의 무지개 색깔을 모두 섞으면 단 한 가지 색, 검은 색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 차이를 인정하는 교육으로 성숙한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대한민국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무지개가 아름다운 이유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2015. 11. 3
인천광역시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