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세대 요즘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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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세대 요즘 대세
  • 박해성 대학생기자단
  • 승인 2013.10.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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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적 은퇴기, 열혈 실버들의 다채로운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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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실버기자단·실버바리스타·월미쌀과자 ·미추홀 은빛 오케스트라 ·이야기할머니
 
고령인구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선진국은 이미 65세 이상의 인구가 총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고, 한국도 2000년을 기점으로 7%를 넘어섰다. 이대로 가면 2021년에는 고령사회(14%)로 접어들 것으로 인구학자들은 보고 있다.
평균수명이 이 연장되고, 고령자의 신체적 건강도 강화되면서 사회활동에 대한 노인들의 열망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소일거리로 여생을 보내지 않고, 손자를 돌보며 집안에만 갇혀 있지도 않는다.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개척하고, 그 동안 사회에서 쌓은 경험과 삶의 지혜를 사회에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며, 인생 2막을 새롭게 시작한다.
인천에서 찾은 이러한 실버세대들의 밝고 활기찬 모습에서 노년기에 접어든 황혼의 어두운 그림자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활동적 은퇴기를 맞이한 열혈 실버들의 모습을 들여다보자.
 
실버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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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중구 신포로에서 열린 '무료 도시락 나눔봉사 행사' 중 봉사자가 도시락 전달하는 모습을  조미자(70)실버기자가 사진찰영하고 있다.
 
2007년 전국 최초로 인천에 실버기자단이 생겼다. 실버기자단 단장을 맡고 있는 조미자(70)씨는 30여 년간 활동한 대한어머니협회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 여성종합뉴스 민일녀 편집장의 권유로 실버기자단을 창단했다. 기자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그는 구편집장에 교육을 받은 후 기자활동을 시작해 벌써 6년차 베테랑 기자다. 70이 넘은 노년임에도 그는 기자 활동을 활발히 했다. 해피콜기자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우린 능력껏 하니까 힘든 건 몰랐다”면서 “기사 쓰고 카페에 올리니까 인터뷰 요청도 오고 어떤 분을 취재해서 기사를 올려주면 그 분이 너무 고마워 하니까 보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와 함께 실버기자단으로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중 8명은 인천in 명예기자,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 자원센터 명예기자로 각각 4명씩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취재한 기사는 실버기자단 카페와 e세대 공감뉴스에 올라간다. 또한 이들은 각각 문화·취재·봉사로 분야를 나눠 조직적으로 활동한다. 그들은 자비로 1년간 수지침 봉사, 자유공원 축제 등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실적을 쌓아 올해 비영리 단체가 됐다.
 
오늘의 배움터를 내일의 꿈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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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카페에서 실버바리스타들이 휴일을 맞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소래습지생태공원전시관에 향긋한 커피향이 퍼진다. 이 커피향의 원산지는 전시관 2층에 있는 ‘카페지브라운’이다. ‘카페지브라운’은 인천시 노인인력개발센터가 노인 일자 창출을 위해 시작한 실버카페다. 이곳에서는 YMCA와 미추홀카페에서 한 달 반 정도 기간 동안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 받은 어르신 4명(60세 이상)이 2명씩 팀을 이뤄 격일제로 일을 한다. 취재한 날은 휴일이라 바쁠 것을 예상하고 보조로 한 명이 더 나왔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손님이 많아 그들은 점시시간이 훨씬 지난 2시 40분쯤 깁밥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힘든 기색을 느낄 수 없었다. 바리스타 이양희(70)씨는 “일이 재미있어서 힘든 거 별로 모르겠다”면서 “손님들이 우리 음식 맛있게 먹었다고 칭찬해주고, 우리 일하는 거 보기 좋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같이 일하고 있는 권분식(62)씨 또한 “커피향도 맡아 보고 우리 커피가 맛있다는 말도 듣을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일하는 거 자체가 좋다고”말했다. 이렇게 노년에 바리스타로 인생 제2막을 시작한 노인들은 이들 뿐만이 아니다. 현재 인천에 실버카페는 13개로 실버바리스타 100여 명이 일을 하고 있다.
 
고소한 과자향보다 진한 구수한 인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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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중구노인인력개발센터 3층 작업장에서 어르신들이 쌀과자를 생산·포장업무를 하고 있다.
 
중구노인인력개발센터에 고소한 향이 퍼진다. 이 향을 따라 간 곳은 중구노인인력개발센터 3층에 위치한 쌀과자 작업장이다. 이곳이 바로 고소한 향의 근원지인 쌀과자가 생산되는 곳이다. 작업장에서는 쌀과자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는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이 직접 생산부터 포장에 이르기까지 수작업을 통해 하나의 완제품을 만들어 낸다. 단순한 작업이었지만 그들은 즐거워 보였다. 작업의 마무리 과정인 포장을 맡고 있는 홍옥표(65)씨는 “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일하는 거 자체가 재밌고 내가 내 차비라도 벌어 쓰니까 보람된다”고 말했다. 또 쌀과자 사업이 2011년에 시작한 이래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근무하고 있는 박병철(67)씨도 “우선 근무 시간이 격일제로 하니까 내 취미 생활도 즐길 수 있고 일하는 자체만으로 즐겁고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일하는 자체만으로 즐겁다고 말하는 어르신들에서 고소한 과자향보다 진한 구수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현재 이곳에서는 어르신들 1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5명씩 두 팀을 이뤄 주 3회 3시간씩 근무를 한다. 한편, 현재 중구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는 △공익형 △복지형 △교육형 △시장형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60세 이상 어르신들 4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관록이 묻어나는 실버들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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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창동 서창범로에 있는 어린이집 개원식 행사를 하기 위해 미추홀 은빛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습하고 있다.
 
서창동 서창범로에 있는 서창11단지 아파트에 상가 1층에서 웅장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이 소리를 내는 주인공들은 ‘미추홀 은빛 오케스트라 단원들이다. 미추홀 은빛 오케스트라는 2010년 11월 창단계획을 수립. 다음 해 4월부터 6월까지 인천거주 만 60세 이상 어르신들 대상으로 단원을 모집해 그 해 7월에 결성됐다. 그 후 16명의 어르신들이 각각 지휘자·트럼펫·트롬본·색소폰·드럼·기타·건반 맡아 브라스 오케스트라(관·현·타악기 편성에 의한 연주단) 형태로 공연을 다니고 있다. 2011년 9월 제5회 일하는 노인 전국대회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공연을 수차례 하고 매년 연말마다 정기공연을 개최하고 있다. 오늘은 큰 공연은 아니었지만 행사 직전 연습하는 모습에서 악기의 큰 소리만큼이나 큰 열정이 느껴졌다. 현재 오케스트라에서 회장과 테너 색소폰을 맡고 있고 색소폰 동호회 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종협(67)씨는 “학창시절부터 밴드부 활동, 군악대 복무를 했고 직장에 다니면서도 색소폰을 놓지 않았다. 그 만큼 색소폰이 좋았고 지금도 내가 좋아서 하니까 재미있다. 또 음악을 통해서 대중들과 가까이 지낼 수 있어서 그런 거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공연이 없어도 각자의 악기를 가지고 매주 화요일 2시간 30분간 연습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닦는다. 이런 노력으로 작년 9월에는 전국시니어밴드 경연대회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이가 걸림돌? 연륜은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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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0일 남동구 수산동에 있는 유치원에서 이인남(69)씨가 만 3세 아동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동구 수산동에 있는 유치원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신다. 시끄럽던 산들반 아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교실 한 곳에 조용히 자리 잡는다. 이인남(69) 어르신이 ‘콩 한 알과 송아지’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자 어린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반짝인다. 어르신의 목소리는 때론 귀여운 소녀로 때론 굵은 아저씨 목소리로 시시각각 변한다. 
어르신은 “아이들을 좋아해서 젊었을 때부터 이런 쪽 일을 했었고 은퇴 후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내 이야기를 듣고 너무 좋아해줘서 기쁘다”고 행복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국학연구 및 전통문화 계승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운영 중인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중 한 명이다. ‘이야기 할머니’ 사업은 유아들에게 전통문화를 전달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고자 2009년 시범 운영을 거쳐 현재 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면접으로 선발된 할머니들이 교육을 받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찾아가 아이들에게 전래동화 등을 들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인천에는 32명의 이야기할머니가 95여개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활동하고 있다. 
현장의 반응은 뜨겁다. 산들반 담임 선생님을 맡아온 김소연씨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할머니를 낯설어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할머니가 언제 오는지, 무슨 얘기를 들려줄지 궁금해 한다”며 “이야기할머니를 올해 처음 봤는데 배울 점이 많은 거 같다”고 전했다. 유치원 원장 또한 “처음엔 낯설어 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할머니가 가실 때면 아이들이 ‘이야기할머니 가지마’라고 한다”며 “아무래도 옛날이야기는 연륜이 묻어나는 할머님들의 맛이 있는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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