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3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28일 오후 2시 인천시 동구 금곡동에 위치한 ‘아벨서점(2층 시가 있는 책길)’에서 ‘나도 시인이 되는 날’로 열렸다.
12월의 배다리 시낭송회는 초청시인 없이 특별하게 진행된다. 이날은 참석자들이 준비해온 애송시와 창작시로 시낭송회가 진행된다.
참석자들은 시낭송을 하면서 그동안 꽁꽁 숨겨두었던 자신의 이야기도 진솔하게 들려주기 때문에 시낭송회 분위기는 따듯하고 인간적인 정이 흐른다.
창작시를 발표하면서 아마추어 시인들이 자신의 시가 부족하다고 겸손한 마음을 드러내면, 참석자들은 응원이 담긴 박수로 시다락방의 온기를 높여준다.
자신에게 의미를 지닌 애송시를 들려줄 때는 낭송자의 마음도 같이 전해져서 시를 듣는 이들과 공감대가 이루어진다. 그동안 잊고 있던 좋은 시들을 다시 만나는 경험은 마치 선물을 받는 것처럼 새로운 기쁨을 준다.
한국의 명시로 알려진 조지훈의 ‘승무’,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낭송회에서 만나는 감동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서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좋은 글의 힘을 확인해주었다.
이날 시낭송회에는 우연히 들린 사람들이 많았다. 서점에 왔다가 2층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이끌려 참석한 젊은 커플, 자매와 엄마, 아날로그만이 줄 수 있는 것을 찾으려는 여대생이 시낭송회를 찾아 따듯한 추억을 만들고 내년에도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조은숙 시인과 배선옥 시인, 최병관 시인도 참석해서 신작시를 발표하고 자리를 빛내주었다.
배다리 시낭송회는 2025년에도 이어진다. 154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이광녕 시조시인을 모시고 2025년, 1월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배다리 시낭송회
곽현숙(아벨지기)
사람의 음성이
인식을 드러내어 연주하는 악기라면
시는 시인의 정신을 통해
인식의 폭을 운율로 그려낸 악보이다.
그래서 사람이 시를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인식을 향한 목마름의 발현이며
낭독은 살아 있는 글을 잡고 마음과 마음이 모여
저마다의 자의식을 연출하는 교향악이다.
이 교향악은 연주되는 순간 가슴의 골을 타고 시공을 넘어......
사랑이 자기 길로 흘러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