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작지만, 단단한 갤러리 - 10.19 갤러리 & 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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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작지만, 단단한 갤러리 - 10.19 갤러리 & 라운지
  • 이상하
  • 승인 2024.05.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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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이상하 / 조각가

햇살이 좋은 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동네에 있다는 것은 소소한 일상에 행복을 더하는 일이다. 송도에는 그런 장소가 아주 많다. 저마다의 주제를 가지고 잘 꾸며진 아름다운 공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있는 놀거리, 맛있는 먹거리가 많은 곳이 송도다. 그중 커넬워크는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거리와 맛집이 많아서 편안한 차림에 느긋한 마음만으로 삼삼오오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10.19 갤러리 & 라운지

 

그곳에 가면, 잠시 들러 머무는 시간 동안 우리의 고단한 하루가 예술이 되는 “오늘, 우리의 하루는 예술이다.”라고, 속삭이는 작지만, 아름다운 공간 '10.19 갤러리 & 라운지'를 만날 수 있다.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들어하던 2021년 문을 열어서 지금까지 55번의 기획전시로 지역 주민들과 송도를 찾는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10.19 갤러리 & 라운지는 55번의 전시 중, 23번은 예술창작과 감상이 ‘그들의 고상한 취미’가 아니라 ‘우리의 오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실천으로 아마추어 작가나 생활 예술인들을 후원하는 초대 전시로 채웠다. 23회의 전시 중 18회는 인천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을 소개했고 20회는 생애 첫 개인전을 여는 작가들을 후원한 전시였다.

서수연 대표는 말한다.

'저희 10.19 갤러리 & 라운지는 작습니다. 그러나 작은 예술 공간이기 때문에 생애 첫 개인전을 준비하는 작가님들께는 오히려 자신의 꿈과 메시지를 담기에 부담 없는 최적의 공간이며, 아울러 기성 작가분들께는 새롭게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신작 발표로도 손색없는 공간이 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우리 갤러리는 회화뿐만 아니라 도자나 금속,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에서 예술가로서 첫걸음을 내딛고자 하는 작가님들께 전시기획 단계부터 세심하게 큐레이팅해 드리며 응원해 왔습니다. 아울러 컬렉터 중심의 기존 갤러리 문화로부터 소외되온 어린이와 어르신들에게도 문턱 낮은 열린 공간이 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해 왔습니다. 무엇이 예술이냐는 질문에 피카소는 그럼 예술 아닌 것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고 합니다. 저희 10.19 갤러리 & 라운지는 인천 송도를 ‘예술 아닌 것이 없는’ 그런 문화 커뮤니티로 만들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내가 사는 동네를 가벼운 걸음으로 이웃 예술가들의 작품을 늘 만날 수 있는, 작지만, 단단한 갤러리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계절의 송도는 편안한 차림에 넉넉하고 여유로운 마음 하나 챙겨서, 느린 걸음으로 갤러리를 찾아 기웃거려도 좋은 시간이다. 그곳에 가면 그림을 만나고, 환한 웃음에 아름다운 생각과 실천으로 우리를 맞아주는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10.19 갤러리 & 라운지
인천시 연수구 아트센터대로 107 커넬워크 Autumn301동 122호

 

10.19 갤러리 & 라운지에서는 6월 1일부터 19일까지, 이상하 개인전이 열린다.

 

 

- 마음을 심었습니다.

농부가 되고 싶었다. 땅을 갈아 씨를 뿌리고, 싹을 틔워 열매를 거두고 또 다른 생명에게 양식을 제공하는 농부로 살면서 생명 순환에 한 고리로 삶을 이어주는 일을 하고 싶었다. 농사는 생명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로 살아 있는 모든 것에 근본이라고 생각했고, 그 안에서 생명의 순환이 끊기지 않도록 역할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저간(這間)의 사정으로 농부의 삶을 살지는 못했지만, 다른 한편에서 생각을 일구고 마음을 경작하는 창작 노동자의 삶을 살고 있다.

 

사과-녹색 숨 29X28X40cm Mixed media
사과-녹색 숨 29X28X40cm Mixed media

 

필자가 작업을 통해서 일관되게 고민하고 구현하려는 것은 생명에 관한 이야기다. 나(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시간과 환경은 생명과 순환의 문제, 그것이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現象)은 다시 하나의 큰 생명이 된다.

나와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생명과 순환, 생태의 문제에 대한 고민은 스스로 존재를 확인하고 잘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과정과 증거가 되고, 이런 행동과 태도의 확장이 당신과 내가 사는 지금의 시간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이해와 준비를 위한 것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품의 모든 이야기가 생명과 존재 이유, 생태의 순환이 가져올 다음의 시간에 대한 걱정과 대비를 위한 우리의 실천 과제들로 채워지게 된 것 같다. 농부가 되지는 못했지만, 지금의 일로도 그리 나쁘지 않게 세상에 한구석을 책임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쓸어본다.

여러분을 10.19 갤러리 & 라운지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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