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악마의 성이 우리를 향해 오는듯해 두려워요"
SK인천석유화학의 파라자일렌(PX)공장 증설에 대한 사업승인을 취소하고 환경영향평가 재협의를 촉구하는 결의대회가 9월30일 오전 11시 서구청 정문에서 열려 2천여명의 주민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집회에는 지지발언이 이어졌다. 이광호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지역의 시민단체로서 미연에 사태를 파악하고 미리 대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문제가 조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한 초등학생은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집회에 모인 시민들로부터 환호를 받기도 했다. “남의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내 형제, 내 가족의 일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한 이 편지는 “매일 아침 학교에 가면서 하루하루가 다르게 올라오는 커다란 기둥을 볼 때마다 붉은 악마의 성이 우리를 향해 오는듯해 무섭고 두렵습니다.”라는 호소가 담겨있다.
아이를 안고 발언대에 선 한 시민은 사회가 요구하는 대로 질서를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왔다면서 그럼에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하는 처지를 받아들 수 없다며 “맑은 환경에서 살 권리를 누리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시민들은 서구청장에게 직접 민원서류를 전하기 위해 구청장실을 방문하면서 이들을 제재하는 구청직원들과 잠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전년성 서구청장은 자리를 비워 민원서류는 비서실장에게 전달됐다. 또, 시민들은 서구청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적어 구청장실 입구에 붙였다.
시민들은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감사원 공익감사청구와 인천시청 및 구청에 청원접수를 위한 만 여명의 연대서명을 받아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 인천지역의 여러 시민단체들과의 연계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SK인천석유화학 PX공장 증설 반대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집회는 10월2일(수)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집회기간 동안 인천 지역의 환경 및 시민단체를 비롯해 종교단체 등의 지지선언이 예정돼 있다.
SK인천석유화학 반대집회는 자녀를 둔 엄마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이들의 호소에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건강과 미래에 대한 걱정이 담겨 있다.
결의문 낭독. 그 내용은 ▲인천광역시 서구청은 SK석유화학의 사업승인을 취소하라는 것과 ▲인천광역시 서구청은 환경영향평가 재협의하는 내용이다. 이외에 ▲SK석유화학의 공사를 즉각 중단 시킬 것, 그리고 ▲인천시의회는 유독물과 위험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감시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라는 내용이다.
집회현장에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는 한 초등학생
민원을 접수하기 위해 구청장실로 향하는 시민들. 이날 시민들은 상복을 상징하는 검은색 의상을 입고 집회에 모였다.
민원을 접수하려는 시민들과 이를 제재하는 구청 직원들
시민들은 구청장에게 보내는 메시를 담아 수백장의 포스트잇을 구청장실 입구에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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