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만의골 장수동은행나무를 찾다
언제 가도 편안히 걷기 좋고, 쉼이 있는 인천대공원입니다. 가을로 물들어가는 공원은 어떤 모습일까?
올핸 벚나무 가로수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예쁜 단풍도 들지 않고 낙엽을 죄다 떨어내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냈습니다. 기후 영향인지 공원 내 다른 나무들까지 단풍이 그리 예쁘지 않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만 빼놓고요.
천연기념물(제562호) 장수동은행나무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은행나무가 있는 만의골로 향합니다. 주말(10일)을 맞아 노랗게 물들었을 은행나무를 보러 다리 밑 주차장은 만차입니다.
수령 800년의 장수동은행나무. 나이는 많지만 한 자리를 지키면서 지금도 씩씩한 자태를 잃지 않고 무성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장수동은행나무는 자연, 학술, 민속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지요. 마을을 지켜온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고 믿는 동네 사람들은 전염병이 돌거나 집안에 나쁜 일이 있으면 제물을 바치고 치성을 올렸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면 볼수록 신령스러운 기운이 느껴집니다.
또한, 나무에 깃든 영험이 인재가 태어날 수 있는 기운들을 모두 가져간 탓으로, 인재가 귀한 대신에 이름 그대로 마을 사람들은 장수한다고 전해집니다.
은행나무를 찾은 사람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와! 황금빛 노랑 노랑!"
"대단한 위용이야. 정말 아름답네 그려."
"오랜 세월 속에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아름다운 가을을 선물했을까!"
노거수 은행나무에서 크기도 크기지만 균형 잡힌 자태에 놀라고, 노랗게 물든 단풍에 더욱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눈에만 담아 가기 아까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사진작가가 아니더라도 휴대전화를 꺼내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멋진 인증사진을 날리기에 분주합니다.
장수동은행나무는 높이 30m, 둘레 8.6m로 5개 가지가 균형을 이루고 뻗어있어 정말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우산을 펼친 듯 우람한 은행나무가 위풍당당합니다. 노란 잎으로 가지가 축 늘어진 수양버들 모양을 하고 있어 멋스럽고요. 바닥에는 은행잎으로 노란 융단을 깔기 시작합니다.
암컷일까 수컷일까? 장수동은행나무에선 열매가 보이지 않습니다. 은행나무는 암그루에서 열매가 달리는데, 그러고 보면 수그루인 듯싶습니다. 고약한 은행 열매 냄새도 풍기지 않아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섭니다.
봄이면 새움이 터 희망을 노래하고, 여름엔 녹색의 푸르름을 맘껏 자랑하다 지금은 노란 단풍으로 아름다움의 절정을 이룹니다. 함박눈이 내린 겨울에는 앙상한 가지마다 눈이 쌓여 또 다른 운치를 자아낼 것입니다.
황금빛 찬란한 장수동은행나무! 여기서 늦가을의 정취를 맘껏 누려도 좋을 것 같아요.
장수동은행나무의 아름다운 가을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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