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검진을 받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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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검진을 받고 나서
  • 최장남
  • 승인 2024.07.03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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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의 글마당]
최장남 /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소통의 글쓰기반
시민의 신문 <인천in>이 인천노인종합문화화관과 함께 회원들의 글쓰기 작품(시, 수필, 칼럼)을 연재하는 <소통과 나눔의 글마당>을 신설합니다. 풍부한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고, 글쓰기 훈련을 통해 갈고 닦은 시니어들의 작품들을 통해 세대간 소통하며 삶의 지혜를 나눕니다

 

 

벼르다가 찾아간 동네 의원이 고마워. 기본적인 검사와 위내시경을 포함한 종합 검진을 시작했어. X레이를 찍었는데 여러 차례 자세를 바꿔가면서 촬영을 했어. 수면 내시경이 끝난 후 의사 선생님의 종합 평가 말씀은 큰 병원으로 가서 흉부외과와 소화기 내과 검사를 더 받으라는 거야.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군.

전화 예약이 잘 되지않아 직접 찾아갔어. 요즈음 의사와 병원, 정부와의 문제로 잔뜩 걱정을 하며 갔어. 의외로 잘 진행되어 소화기내과는 2주 후로 시술 날자가 잡혔어. 조그만 혹일지라도 암일 가능성이 있다며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더군. 폐 촬영을 한 동영상 질료 소견서를 지참하였는데 난 볼 수가 없었어. 궁금하던 차에 폐 한쪽이 절반 하얗게 찍힌 사진을 보게 되었어.

다음 날로 바로 입원을 결정하고 돌아오는 길 1인실로 잡히면 어쩌나 병원비 걱정은 하면서 큰 병이면 어쩌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 입원을 얼마나 하냐는 내 질문에 해봐야 한다는 의사의 말씀. 설마 큰 병은 아니겠지. 그제서야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보호자 겸 간병인이 있어야 한다는데 누구에게 부탁해야 하나 이럴 때가 제일 난감했어.

입원하는 날 바로 검사가 시작되었어. X레이는 수십 차례. CT촬영도 여러번. 채혈도 몇 차례. 내 몸에 있는 피는 다 뽑아가는 것 같았어. 채혈하는 간호선생님께 “다 가져가고 새 피 주셔요.”하면서 웃었어. 긴장을 풀려고 하는 내 얘기에 6인실 안에 있던 모든 환자가 웃었어.

다음날부터 고통이 시작되었어. 폐(늑막)에 찬 물을 빼내고 기관지 쪽으로 살을 갈라 뚫어서 관을 메달아 뻘건 물을 빼내었지. 마치 중환자가 된 기분이었어. 통증은 엄청 오고 잠자리도 편치 않은데다 한쪽으로만 누우려니 많이 불편했어. 누웠다가 일어나려면 아!아! 소리가 절로 나왔어.

그렇게 사나흘 병원 생활을 하고 그토록 나를 괴롭히던(?) 의사 선생님이 결과를 일러주셨어. 참 밝게도 웃으셨지. “다행입니다 염증이에요. 많이 빼내고 약으로 말리면 됩니다.” 같이 치료받던 환자는 기뻐하면서 울었어. 자신은 암이라는 결과를 방금 전에 받았다고. 내가 누운 입원실 다섯 명의 환자가 모두 암이라는 사실을 그제서야 알았어.

소화기 내과의 혹 절단 결과는 열흘 소요되니 더 기다리라는 통보를 받았어. 큰 병이 되기 전에 찾아낸 건 정말 다행이야 건강검진 덕에 미리 알아낸 건 참으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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