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만한 또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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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만한 또래관계
  • 신우항
  • 승인 2024.02.06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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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과 우리사회]
신우항 / 언어인지상담사

새학년이 되면 매해 반복되는 학부모들의 걱정거리가 있다. 바로 자녀의 원만한 또래관계 문제이다. 예전 같으면 출산율이 높아 형제들과의 관계에서 부터 관계 맺는 법을 자연스레 습득했지만, 지금은 한 자녀가 많아 관계맺는 것에 미숙한 상황이다. 일반 아동들도 이런 상황인데 장애아동이라면 얼마나 어려울까? 원만한 또래관계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한다.

같은 학교 5학년인 R아동과 S아동은 절친이다. 어머님들도 서로 잘 아는 사이고, 종종 서로의 집에 초대하여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 같으면 난리가 날 상황인데 S아동과 R아동이 같이 로비에 앉아 있음에도 싸늘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 오늘은 왜이리 조용하지요? 둘이 왜이리 어색해요?"

" R이 자기 닌텐도라고 게임하다 막 화내서요."
" 아니에요 S가 화나게 약올렸어요."

" 친하게 지내봐요 선생님이 볼테니 게임도 같이하고..."

" 네..."

 

몇분간 언제 싸웠냐는 듯이 히죽대며 게임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였다. 갑짜기 R아동이 게임패드를 탁자에 마구 내리 치는게 아닌가?

"R, 왜그래요?"

"S가 자꾸 이기면서 약올리쟎아요... 돈도 없어서 닌텐도도 없는게..."

"어허 그런말 하면 못써요!  빨리 S에게 사과해요."

"선생님, R은 구제불능이에요. 자기가 게임 못해서 저놓고 맨날 화풀이만 하고..."

 

두 친구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친구로 어려서 부터 오랜 우정을 쌓아온 사이다. 그런 친구도 사소한 일로 다투기 마련이다. R아동은 게임에서 진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게임기라는 것을 언급하며, 친구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겼다. 분노 조절은 또래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며, 성인들도 이 문제로 인해 큰 실수를 할 때가 많다. 성인의 분노조절 능력은 어릴때 형성되는경우가 많으며, 그 성향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화가 날때 그 순간을 참는 연습을 해야 하며, 이후 상대에게 언어로 그 상황을 설명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참을성과 논리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보통 다수의 사람들이 성격이 급하고 이를 참지 못하며, 감정이 앞서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지 못한다. 또 어릴수록 급한 마음에 말을 잘 못하여 말을 더듬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부모는 아동이 화가 났을때 그 순간을 참고 생각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시간을 주는게 좋으며, 일정시간이 지난 후 화난 상황을 말로 서술할 수 있도록 연습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에게 잘 맞는 친구를 만들어 주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자신의 자녀보다 뛰어난 학생을 붙여주면 자녀가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부족한 학생을 붙여주면 그 부족한 학생을 괴롭히는 자녀를 보며 어찌해야 좋을지 힘들어 한다.
그러나 필자는 당해도 보고, 괴롭혀 보기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자녀에게 딱 맞는 친구는 세상에 없다. 또 있다고 한들 영원히 그 친구와 함께할 수 없다.
자녀의 신변에 큰 문제가 생기는게 아니라면, 쓴맛도 단맛도 성장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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