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 기적의 길을 케이블카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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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기적의 길을 케이블카로 날다
  • 허회숙 시민기자
  • 승인 2021.12.2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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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기획] 12월 23일 개통된 전곡항~제부도 해상 케이블카

 

12월 23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집에서 승용차로 1시간 남짓한 거리의 전곡항을 찾았다. 전곡항에서 제부도를 잇는 해상 케이블카를 개통하는 날이다. 날씨도 겨울답지 않게 바람 한점 없이 화창하고 따스하다.

 

 

2020년 4월에 시작된 전곡항~제부도 해상케이블카 공사가 1년 8개월 만에 끝나고 드디어 개통했다. 케이블 길이는 2.12km에 이른다. 국내 최장 목포 해상케이블카(3.23km)보다는 짧지만 유명한 여수 해상케이블카(1.5km)보다 길다.

전곡항은 수 년 전 인근의 제부도⸳궁평항⸳화성호 등과 연계한 서해안 관광벨트 개발계획에 따라 전국 최초로 레저어항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서신면과 안산시의 대부도를 잇는 방파제가 항구 바로 옆에 건설되어 밀물과 썰물에 관계없이 24시간 배가 드나들 수 있다.

이미 요트와 보트가 접안할 수 있는 마리나 시설이 들어서 있고 파도가 적고 수심이 3m이상 유지되어 수상레저의 최적지로 인정받고 있다.

 

 

550여억원을 들여 완공한 제부도~전곡항 해상케이블카로 전곡항은 다기능 테마어항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전곡항에 닿으니 아직 이른 시간대여서 주차장은 거의 비어 있다. '서해랑'이란 매표소 건물에 들어선다. 매표소에는 안내 및 준비 요원 수가 표를 끊으려는 사람보다 많다. 코로나 시국에 홍보도 덜 된 탓이리라.

넓직하고 쾌적한 매표소 건물에서 내다보이는 경치가 일품이다. 시간대가 썰물 때여서 멀리까지 갯벌이 드러나 있다. 먼 바다에만 푸른 바닷물이 햇빛에 은빛가루처럼 부서진다.

매표소 옆에 위치한 요트항에는 정박해 있는 울긋불긋한 요트들이 마치 외국의 어느 항구 같다.

 

 

해상 케이블카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까지이다.(매표는 운영마감 1시간 전까지다) 요금은 일반크루즈 이용권은 어른은 왕복 16,000원(편도 13,000원), 어린이는 왕복 13,000원(편도 11,000원)이다. 밑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크리스탈은 어른 왕복이 20,000원(편도 17,000원), 어린이 16,000원(편도 13,000원)이다.

단체할인, 법정할인, 지역할인, 주민할인도 있다. 제부도 내 근무자에게는 정기권도 있다. (고객센터 1833-4997). 당분간 오픈 특가제도 운영하고 있다. 

 

 

이왕이면 발밑의 바다도 내려다 보고 싶어 크리스털 왕복권을 끊었다. '오징어 게임'에등장하는 스텝같이 붉은 파커를 입은 요원들이 여기저기 분주히 오가며 안내한다.  

 

 

마침 썰물 때여서 갯벌을 내려다 보는 맛은 밋밋했다. 그러나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갯벌과 바다 경치는 어느 바닷길보다 아름답다. 

 

체공 시간은 10여분으로 짧았지만 지난 2년여간 코로나로 답답했던 가슴이 확 트이는 순간이었다. 

제부도에 내려 밖으로 나가는 길을 찾는데 탑승자들이 조금 우왕좌왕한다. 케이블카가 서는 곳이 3층인데 1층으로 나가도 밖으로 나가는 길이라고 해서 나가보니 주차장으로 막혀 있다.

다시 돌아 바닷길로 나가는 길을 찾기가 조금 애매했다. 개통 첫 날이어서 그럴 것이다. 아직은 준비가 완전하지 않은 듯하다. 

 

 

 

바닷가에 매어진 쪽배는 밀물이 들면 낚시라도 나가려는 배인지~.  20여분 걸어 음식점과 유흥업소가 늘어선 해수욕장이 있는 바닷가에 이르렀다.

날씨도 좋은데 바닷가에는 산책객만 드문드문 눈에 뜨인다. 해상 케이블카도 개통되었는데 앞으로 이 곳의 경기도 예전처럼 살아나기를...

횟집에서 연포탕으로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커피도 마신 후 매바위가 있는 해변을 걸었다.   

제부도는 모세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바닷길이 하루에 두번 열려 제부도에 들어가려면 물 때를 미리 알아보고 가야 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포장공사를 하여 썰물 때를 이용해 자동차로 통행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번 왔을 때는 만조 때여서 바닷물이 길에 넘칠듯 찰랑거렸다.

파도가 칠 때는 물이 철썩하고 길로 넘어들어오기도 했다. 영화 속 장면같은 스릴이 재미있기도 했었다.

이제 하늘길까지 열리게 되었으니 언제라도 시원한 바다 내음이 그리운 때면 쉽게 올 수 있게 되었다.   

 

 

오후 3시 경 제부도에서 나오는 케이블 카를 탔다. 아직도 바닷 물은 들어오지 않았으나 기우는 태양 빛에 어리는 먼 바다는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하루 여행을 마치고 주차장에서 차를 빼는데 안내 요원이 다시 돌아가라고 신호를 보낸다. 차를 돌려 가니 다시 주차장으로 가게 된다. 그 끝에 '출구' 표시가 보인다. 입구에 잘 안내를 해 놓지 않으면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겠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 경기가 풀리면 이 곳 주차장 만으로는 좁을 것 같다.

인천 가까이 있는 전곡항에 해상 케이블카가 생긴 것은 좋은 일이다. 월미도에서 영종도까지의 해상케이블카도 관광객에게 매력있지 않을까,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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