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과한 애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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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과한 애정 왜?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7.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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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다큐에 나래이션... 영화에 KBS미디어 투자, “공영방송이?” 비판여론도

1950년 인천상륙작전을 수행하는 전함. ⓒ국가기록원
 
27일 개봉하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KBS의 관심이 심상찮다. 영화와 관련해 인천시의 행정력 투입이 논란이 되고 있는 마당에 공영방송사까지 이 영화에 ‘사실상의 지원’을 해주는 꼴이어서 지역사회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KBS에 따르면 오는 26일 KBS 1TV서 ‘인천상륙작전의 숨겨진 이야기, 첩보전’이라는 제목의 특집 다큐멘터리가 밤 11시 40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이 다큐멘터리에 내레이션에는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장학수 대위를 연기한 배우 이정재가 맡았다.
 
방송사 측에 따르면, 이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인천상륙작전의 작전명 ‘X-ray’와 관련한 첩보 활동에 대한 증언 등을 주로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군첩보부대장이었던 함명수 前해군참모총장과 첩보부대의 본거지였던 영흥도 청년 방위대원, 그리고 민간첩보대원 들의 생생한 증언과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인천상륙작전의 상황을 다루게 된다.
 
주요 내용은 사실상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내용이 다큐멘터리화된 것임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실제 영화에서 열연한 배우가 내레이션을 맡은 것은 KBS가 이 영화에 보이는 관심이 크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 더욱이 배우 이정재가 그 동안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았던 기억이 드물다는 점을 전제하면 더욱 그렇다.
 
이러한 배경에는 실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KBS미디어가 일부 투자했다는 사실이 작용하고 있다. 영화에서 KBS미디어는 투자 및 공동제공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태. KBS 입장에서는 영화가 잘 되어야 유리한 상황이다. 실제 이를 의식한 듯 영화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을 KBS ‘뉴스 9’에 출연시키는 안을 검토하기도 했었고, 이것이 여의치 않자 이번엔 이정재를 KBS ‘뉴스라인’에 출연시키는 안을 현재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뉴스 포맷이 겉으로만 보면 최근 종편이나 케이블 뉴스TV의 포맷을 일부 차용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실제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종편 JTBC의 ‘뉴스룸’에는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과 영화감독 박찬욱, 배우 한석규, 강동원, 조진웅 등이 출연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사실상 ‘홍보 활동’을 했하기도 했다. YTN 역시 개그맨 정형돈과 힙합 뮤지션 데프콘이 의기투합한 ‘형돈이와 대준이’를 비롯해 개그맨 정성호, 가수 윤복희 등이 출연하는 포맷의 뉴스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비판의 시선이 좀 더 많다. KBS가 국민들에게 세대 당 2천500원의 수신료를 받는, 엄연히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기 때문이다. 자회사가 일부 투자했다는 이유로 공식 광고가 없는 1TV까지 나서서 사실상의 영화 홍보지원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가, 사실상 공영방송으로서의 자세를 상실했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이유다.
 
지역사회 역시 비판적인 시각이 만만찮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천상륙작전의 주인공과 같은 존재인 맥아더 장군에 대해서는 아직도 여러 시선에 따라 평가가 갈리는 편인데, 이를 다룬 상업영화를 갖고 공영방송이 노골적인 지원의 자세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투자를 했다는 게 지원의 주된 이유라면 KBS가 일반 민영방송과 도대체 다를 게 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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