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4단계 확장오픈을 기념하는 문화예술공연 ‘Good to Great 4.0’이 9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열렸다.
1부는 거리예술 공연으로, 2부는 콘서트공연이 그레이트 아트홀에서 열렸다.
제1막은 인천공항 2터미널 3층 출국장 6번 출구 앞에서 열렸다. 승객들이 드나드는 평면형구조 무대에서 공연을 시작해했다.
6-7명의 댄서가 무대에 등장하여 트레드밀(보행기)에서 가방을 들고 걸어간다. 댄서들은 걸어가다가 때로는 서로를 밀면서 가방을 들고 바쁘게 움직인다. 빠른 동작 또는 느린 동작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행동으로 바쁜 삶을 표현한다. 서로의 행동에 의해 간혹 쓰러지고 지쳐버린 모습을 보여준다. 헤어드라이기 두 개로 한 사람의 머리에 집중한다. 바람으로 머리카락을 세운다. 또 드라이기를 들고 합세한 다른 사람이 끼어들어 한 사람에게 온갖 바람을 집중한다.
시간이 흐르며 많은 사람이 한 사람에게 바람의 힘을 모은다. 바람에 의해 댄서는 이리저리 밀리고 밀린다. 바람에 의해 흩날리는 댄스를 표현한다. 작품에서 끊임 없는 현대인의 고뇌가 느껴진다.
철학자 니체의 ‘초인’개념에서 착안한 작품으로 급격한 사회변화로 고통받고 소외되지만 끝까지 자기극복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특유의 위트있는 안무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2019년 한국 춤 비평가협회 베스트작품상을 받았다. 020크리틱스 초이스 댄스페스벌 최우수 안무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작품을 공연한 댄서의 매력이 인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여행객과 관람객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 극을 기획한 정철인 대표는 “니체가 말한 초인을 현대인의 고단한 삶을 트레드밀과 일상생활 속 오브제를 통해 우리의 삶 자체가 초인적인 모습을 살고 있음을 표현했다”며 무대보다 인천공항 터미널에서 표현하게 되어 관객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게 되었다고 전했다.
1차 공연이 막을 내리고 잠시 후 공항 어딘가에서 괴성이 들린다. 웃통을 벗고 긴 쇠기둥을 끌며 소리 지르는 사람이 있다. 마치 고난의 행진을 하는 예수그리스도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맨발에 하의만 입고 기둥을 끌며 걷는다. 이내 기둥이 조립되어 삼각형의 줄이 매어져 단단한 기둥이 세워졌다. 힘찬 북소리가 울린다. 소리를 지르며 걷던 사람은 기둥을 올라가기 위한 신발과 장갑 등을 착용했다. 북소리와 피리 소리에 맞춰 기둥을 타고올라간다. 미국 원주민이 연주하는 북소리보다 우렁찬 북소리가 울린다.
인천공항 터미널의 넓은 공간에 세워진 쇠기둥을 마치 아파트 계단 오르듯 성큼성큼 올라간다. 두 손으로 의지하여 몸을 구부리고 펴며 이동을 한다. 때로는 한 손으로만 기둥을 잡거나 발만으로 기둥을 잡는다.
그리고 갑자기 기둥에서 미끌어져 최하단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거의 맨 아래 부분의 쇠봉을 잡고 추락을 멈춘다. 보는 사람들은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는 몇 번의 연기를 보며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행위예술가 (봉앤줄 외봉인생) 안재현씨는 봉오르는 일을 시작한 이후 8년간 매일 연습을 했다고 한다. 서커스 기획이기에 연습량이 많아야 가능하다고 한다. 이날 인천공항에서 실내 공연은 처음이지만 관객의 호응이 좋아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제2터미널 중앙에서 농악소리가 울린다. 실내이지만 천장이 높아 야외 같은 분위기가 있는 인천공항에서의 울림이 좋다. 그런데 신명나는 농악 이외에 브라스밴드의 소리도 울리고 북과 장구, 상모돌리기, 쟁반돌리기, 사물놀이와 브라스밴드가 농악, 마칭(marching)과 만나 신명나는 무대를 만들었다. 지휘자는 한복차림에 썬글래스를 꼈다.
이 공연팀은 전통연희와 크로스오버 뮤직을 기반으로 조직되었다. 한국적 퍼포먼스와 서양의 퍼포먼스의 만남으로 빚어낸 음악을 통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였다. 전통연희의 콘텐츠를 재창조하고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적으로 하였다.
2부 공연은 오후 4시부터 1층 그레이트홀에서 추진하는 콘서트 크로스오버이다. 바이올리니스트 △탁보늬밴드, 마음을 이끄는 음색의 실력파 밴드 △소란, 3인조 얼터너티브 힙합 그룹 △에픽하이의 공연이 6시까지 진행되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공항공사는 2022년 5월 문화예술 공항 비전 달성 및 문화예술 향유 확대를 위한 협력을 목표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023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아르코 댄스 필름 ALIVE' 콘텐츠 상영 및 극지연구소와 공동 개최한 '극지로 떠난 예술가들'을 제2여객터미널에서 전시하는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을 추진했다.
이번 공연에 대해 예술위원회 정병국 위원장은 “예술위원회와 인천공항공사가 공동으로 제2여객터미널의 4단계 확장 오픈을 기념하며 개최하는 첫 대규모 공연으로, 지역주민과 여객의 문화예술 향유 확대를 위한 다채로운 문화예술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