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 서비스의 확대가 절실한 치매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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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 서비스의 확대가 절실한 치매환자들
  • 박유진
  • 승인 2024.06.2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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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유진 인천in 객원기자
폴리스 라인(출처 : 픽사베이)
폴리스 라인(출처 : 픽사베이)

 

최근 오랜 간병에 지친 아들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살해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이런 살인을 '간병살인'이라고 부르는데 최근 자주 일어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급속하게 노령화된 한국사회는 치매발병률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적지않은 치매노인들이 집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고 이들을 돌보는 보호자들은 간병지옥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들은 배회, 망상, 폭력성 등등 다양한 치매증상으로 인해 고통을 받지만 가끔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 보호자들을 힘들게 한다

치매노인의 경우낯선 곳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이 많아서 병원 진료가 쉽지 않다. 특히 본인이 원하지 않는 진료나 치료의 경우, 끝끝내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에는 환자를 강제로 병원으로 데려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환자 없이 보호자가 병원을 방문해서 처방을 받을 수도 없다. 물론 치매약의 경우에는 두 번째 방문부터는 보호자가 대신 약을 받아오기도 하지만 골절이나 대상포진, 폐렴, 백내장 등 노인들에게 자주 발병하는 다른 질환으로 진료 및 치료를 받으려면 병원에서 정밀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데, 이때 환자와 전쟁을 벌어야 한다

어렵게 병원을 가도 얌전하게 대기를 하거나 참을성있게 진료를 받는 것이 어려워서 일부 환자의 경우 안정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낯선 공간에서 증세가 심해지는 치매의 특징 때문이다.

가뜩이나 배회, 섬망, 식사거부 등의 다양한 치매증세 때문에 고생하는 보호자들은 병원 방문을 할 때마다 실패를 경험하면서 제대로 된 치료를 위해 요양원 입소를 고려할 정도다.

하지만 병원방문은 외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 바로 왕진을 포함한 재가 서비스를 확대하면 된다. 집에서 치료를 받으면 정서적으로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에 병원치료보다는 환자가 덜 힘들고 의료진도 치료가 더 용이하다.

현재 치매환자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한 왕진서비스는 월 1회 의사가 파견되고 나머지2~3회는 간호사가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하지만 이런 정도로는 노인성 질환들을 정밀하게 검사하고 치료하기에는 장비, 횟수 면에서 역부족이다

예를 들어서 백내장, 녹내장 등의 안질환의 경우에는 검사장비의 문제로 집에서 치료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차가 필요하며 전문의의 참여가 요구된다

 

 

병원 통원치료가 여의치 않아 요양원에 입소하면 의학적 치료는 더 잘 받을 수 있을지라도 정서적인 면에서는 고통을 안겨준다. 사실 입소 치매환자들의 대부분은 집에 가고 싶어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최근 YT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노인 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10명 중에 1명만 계속 요양병원에 있겠다고 한다라며 노인들이 집에서 생활하실 수 있도록 요양보호사의 돌봄 시간을 늘려주고, 간호사나 의사가 왕진 와서 건강도 관리해주는 재가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재가 혹은 시설 입소 치매노인으로 인한 간병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묘수로 평가된다.

증세가 심한 치매노인들은 요양원에서도 퇴소당해 집에서 거의 방치되다시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의 경우, 의학적 치료는 정부의 도움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비단 병원방문 뿐 아니라 관공서나 은행을 가려고 해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본인 확인을 위해 직접 방문해야 하는데 모시고 가기도 힘들거니와 방문해서가 더 문제다사실 병원이야 진정제와 의료진이 있기 때문에 치매환자의 난동에 대처가 용이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보호자가 오롯이 치매환자를 억제해야 한다

치매환자의 외출에는 항상 위험과 예상치 못한 변수가 존재하기에 의료진의 동행이 절실하다

누구나 늙고 치매는 고령에서 더 발병률이 높다. 100세 시대를 맞는 현대 한국 사회에서 누구도 치매로부터 자유롭지 않다우리의 미래를 좀 더 밝게 만들고 싶다면 치매간병 특히 재가 서비스 확대를 위해 의료행정의 힘을 모아 보는 것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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