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검단구와 분구로 새 출발을 앞둔 인천 서구에서 지역명과 다리 이름 변경을 두고 곳곳이 떠들썩하다.
지역 간 이해관계로 주민 갈등이 커질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과 충분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서구 등에 따르면 오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지역 명칭 변경과 관련해 주민 찬반 의견 수렴 조사를 실시하고 2월 공모를 시행할 예정이다.
서구는 이를 바탕으로 선호도 여론 조사를 진행한 뒤 서구의회와 인천시, 인천시의회 승인을 거쳐 관련 법률 개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방위식 이름을 사용하는 기초자치단체는 서구와 중구, 동구만 남아있다.
중구와 동구는 인천시가 추진 중인 행정 체제 개편에 따라 2026년 7월부터 영종도 중심의 영종구와 내륙 지역 제물포구로 재편한다.
시는 과거 서구 명칭 변경도 함께 추진했지만 주민 의견이 나뉘며 명칭 변경을 보류한 바 있다.
서구와 동구 남구(현 미추홀구) 등은 2015년부터 명칭 변경을 위해 여론 조사와 홍보비로 수억원이 넘는 혈세를 썼지만 주민과 정치권 갈등으로 성과를 얻은 지역은 미추홀구 1곳에 불과하다.
서구는 현재 새 지역명 후보로 청라구, 정서진구, 서곶구, 연희구 등이 오르내리고 있는데 주민 커뮤니티 등에서는 벌써부터 지역 이해관계 등에 따라 설왕설래가 오가는 모습이다.
지역 한 정계 인사는 “오랜 기간 사용한 지역 이름을 바꾸는 것은 하루 아침에 시행할 문제가 아니다”며 “지역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큰 만큼 전문가와 시민, 정치권을 아우르는 공론의 장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구 청라국제도시와 중구 영종국제도시 사이에 놓일 제3연륙교는 명칭 선정을 두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에 이어 인천 내륙과 영종도를 잇는 세 번째 교량인 제3연륙교는 총연장 4.68km 규모로 사업 추진 14년 만인 2020년 첫 삽을 떴다.
제3연륙교는 공사가 순조롭게 이어지며 내년 말 개통을 앞두고 있는데 여전히 이름을 찾지 못해 주민 대립만 커지는 모습이다.
서구는 이미 제1연륙교에 영종대교라는 이름이 붙은 만큼 청라국제도시를 딴 청라대교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중구는 연륙교 대다수가 섬 지명을 따르는 데다 공항이 있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하늘대교나 공항대교가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기초자치단체 간 경쟁은 각 지역 커뮤니티 등으로 확산하며 타 지역을 비방하는 주민 갈등까지 번진 상황이다.
시는 지난달 서구와 중구를 포함한 10개 군·구에 공문을 보내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군·구 간 경쟁이 과열하며 지역 갈등은 물론 시민들의 불신을 야기하고 있다”며 “시의 정책 방향에 맞춰 상호 협력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타 지역 사례를 분석하고 내년 상반기 중 시 지명위원회에 제3연륙교 명칭 선정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