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가 빛이 나는, 남산 자락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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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가 빛이 나는, 남산 자락 운동장
  • 고진현
  • 승인 2024.06.04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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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따라 음악따라]
(10) 강화산성 넘어 공설운동장 - BGM ‘달리기’(윤상)

 

여름의 시작인 입하도 지나고 슬슬 초여름의 기운이 난다. 뜨거운 대낮의 해가 저물면 적당히 선선한 기온으로 떨어져 야외활동하기에 최적이다. 이 시기를 놓칠세라 달리기에 재미가 들린 요즘이다. 가벼운 운동 복장으로 강화읍에 있는 ‘공설운동장’으로 향한다. 강화산성서문 건너편 성곽과 남산 자락에 둘러싸인 장소이다.

 

강화산성 서문

 

짧은 구름다리를 건너면 운동장이 펼쳐진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운동기구와 풋살 경기장, 다양한 코스의 레일이 있다. 농구 골대와 축구 골대. 쉬어갈 수 있는 벤치도 곳곳에 있다. 빙빙 공원을 달리면서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할아버지! 공 좀 차주세요!” 축구하던 학생 무리의 공이 산책을 하던 할아버지의 발끝으로 흘러 나갔다. 할아버지가 힘껏 차올린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흘러 들어갔다. 찰나이지만 왜인지 정겨웠다.

삼삼오오 모여 몸을 풀고 발맞춰 달리는 사람들, 헤드폰을 끼고 혼자 걷는 사람, 뛰노는 아이들 사이로 부는 바람까지. 집 근처에 언제든 달릴 수 있는 공원이 있는 건 행운인 것 같다. 유명한 관광명소는 아니지만 강화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장소라고 생각한다.

 

 

‘달리기’라는 곡은 SES가 부른 버전으로 유명해졌다. 원래는 (고)신해철과 윤상의 프로젝트 앨범 노땐스(nodance)의 수록곡이다. 경쾌한 리듬 위에 윤상의 부드러운 음색이 합쳐진 매력적인 곡이다. 노래 가사 때문에 수능 응원송으로 많이 듣는다고 한다.

실제로 달리다가 지칠 때 쯤 ‘지겹나요 힘든가요 숨이 턱까지 찼나요 할 수 없죠 어차피 시작해 버린 것을’ 라는 도입부 가사를 들으면 힘이 난다. 이 노래는 위로보다는 ‘할 수 있어!’ 라고 말해주는 격려에 가깝다. 운동장에서 달리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자기만의 속도로 다양한 방향으로 뛰고 있다. 순위를 매기는 달리기가 아닌 그저 자신만의 이유를 가지고 뛴다. 모두의 달리기가 다 빛이 나는 것 같다.

 

 

봄과 여름의 틈새 계절이다. 바쁜 일상이지만 틈내서 가벼운 달리기를 하기에 좋은 날씨이다. 어디든 괜찮다. 꼭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한 걸음만 내디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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