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백령발전소 송유관 기름 유출… "근본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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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백령발전소 송유관 기름 유출… "근본 대책 마련해야"
  • 최태용 기자
  • 승인 2024.04.16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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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송유관 기름유출 사고, 지금까지 해결 안돼
2018·2020·2021·2023년 사고 때마다 땜질식 대응
2020년 당시 노출된 송유관(왼쪽 아래)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배수로 모습. 이곳에서 지난해에도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인천녹색연합
2020년 송유관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 농지 배수로. 이곳에서 지난해에도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인천녹색연합

 

인천녹색연합이 백령발전소 송유관 기름 유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한국전력공사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16일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초 인천 옹진군 백령도 중황동포구 인근 농지 배수로 공사 현장에서 송유관 기름이 유출된 사실이 확인됐으나 현재까지 송유관이 외부로 노출된 채 방치되는 등 사고 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주민 제보를 받고 지난 9일 현장을 찾은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들은 외부로 노출된 송유관이 접근 금지 등의 안전 표시도 없이 관리되고 있는 실태를 확인했다.

지난해 기름 유출이 확인된 이후 배수로 공사는 1년째 중단된 상태고, 농민들은 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다.

기름 유출이 확인된 이후 백령발전소의 모기업인 한전은 조사 용역을 통해 토양오염 정도를 확인했고, 이 내용을 가지고 한 차례 주민 설명회를 진행했다.

아울러 이번 주 안으로 주민들과 함께 금전적 보상을 포함해 토양 정화 방법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앞서 여러 차례 송유관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했으나, 그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해 수년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2021년 5월 중화동포구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해 흡착포로 기름을 걷어내고 있다. 사진=인천녹색연합
2021년 5월 중화동포구 기름유출사고 현장에서 흡착포로 기름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 사진=인천녹색연합

 

주민들에 따르면 2018년, 2020년, 2021년, 2023년 지속적으로 기름유출사고가 있었다.

2018년에는 피해를 입은 논에서 생산된 쌀은 백령발전소에서 매입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2021년 5월에는 중화동포구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해 포구 주변을 오염시켰다.

2023년 초에는 2020년 기름유출사고 지점에서 또 다시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2020년 사고 복구 조치가 미흡해 기름이 계속 유출되는 것이 배수로 공사과정에서 확인된 것으로 인천녹색연합은 보고 있다.

백령발전소는 중화동포구와 장촌포구 사이의 논 주변에 있다. 중화동포구에서 발전소까지 연결된 송유관으로 발전용 경유를 옮긴다.

송유관에서 기름이 유출되면 땅이 오염되는 것은 물론 벼농사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또 중화동포구에서 백령발전소로 유입되는 송유관이 매설된 곳은 자갈밭으로 기름이 유출되면 주민들이 이용하는 포구 일대 바다까지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주민들은 방치된 폐송유관을 철거하고, 현재 이용하는 송유관의 노후화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신설 송유관이 땅에 매설되지 않고 밖으로 드러나 있어 안전 사고가 우려된다며 송유관 표식 설치 등 안전 조치도 요구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한전, 인천시와 옹진군에 ▲송유관 지나는 지역 전체의 오염 조사와 결과 공개 ▲안전한 유류 공급 방법 모색을 위한 지역사회와 협의 ▲오염 토양 정화에 전문가·주민·환경단체 참여 보장 ▲주민 피해 파악과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발전소 규모에 비해 사고가 너무 자주 발생했다. 땜질식 대응이 원인이었다"며 "한전과 지자체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1996년 건립된 백령발전소는 천연가스와 디젤 혼소발전기 등을 가동 중이며, 현재 증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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