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의 공공미술 - 영종국제도시의 미술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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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의 공공미술 - 영종국제도시의 미술작품
  • 김푸르나
  • 승인 2022.12.05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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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설계하는 인천 문화]
우리 주변의 공공미술 (3) 영종국제도시
글 : 김푸르나 / 시각예술가, 아트랩999 대표
우리 주변의 공공미술 세 번째 시간은 영종국제도시이다. 요즘 ‘영종도’라고 하면 흔히 섬이라는 이미지보다는 인천국제공항과 그 주변에 위치한 호텔들이 먼저 떠오른다. 사실 지금의 영종도는 공항 건설을 위해 네 개의 섬을(영종도, 삼목도, 신불도, 용유도) 매립한 곳 이기도하고 ‘한국판 라스베이거스’를 목표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호텔 등 복합레저관광도시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글은 인천국제공항과 주변 호텔의 공공미술작품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8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아트포트(ART+PORT)‘프로젝트와 ‘아트테인먼트(Art-tainment) 리조트’를 컨셉으로 한 파라다이스시티의 공공미술작품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도시 개요

공식명칭: 영종국제도시

조성년도: 2003-2020

면 적: 52.30

행정구역: 영종동, 운서동, 용유동 일원

인구: 107,486 (20229월 말 기준, 외국인 1,771명 포함/ IFEZ인구통계 현황 기준)

도시구성: 영종하늘도시, 영종복합리조트, 미단시티, 용유도/무의도, 인천국제공항, 3연륙교, 한상드림아일랜드

 

1. 인천국제공항의 공공미술작품

공항은 다른 국가나 다른 도시에 대한 첫 이미지가 시작되는 중요한 장소이다. 요즘에는 다른 나라를 오가는 일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세계의 주요 공항들이 문화· 예술 관련 서비스 및 시설을 구축하고 미술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 10위 안에 드는 인천국제공항 주변의 공공미술작품은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자.

2018년 총 46억원이 투입된 '아트포트(ART+PORT)‘는 대홍기획과 가나아트, 313아트프로젝트가 협업을 통해 진행한 대규모 공공조형물 사업이다. 이는 공항 내 곳곳에 공공미술작품을 설치하고 비행기 탑승이라는 기능성 외에 문화예술 공간으로서의 경험적 측면을 구현하고자 했다.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들어가면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의 <그레이트 모빌(Great Mobile)> 작품을 볼 수 있다. 출국장의 특성상 이동성이 많은 점을 고려하여 천장에 모빌형태로 설치되어있고 지하 1층과 지상 4층을 오고내리며 작품을 감상하는 형태이다. 다섯 가지 톤으로 나눠진 파란계열의 조각은 5대양을 뜻하는 지구 전체를 나타내며 공기와 빛의 흐름에 따라 보는 위치에 따라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마치 서로의 움직임을 통해 균형을 잡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_그레이트 모빌 -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지하 1층~지상 4층
자비에 베이앙(Xavier Veilhan)_그레이트 모빌 -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지하 1층~지상 4층

 

1층 입국장 수화물 수취구역에는 율리어스 포프(Julius Popp)의 <비트. 폴(BIT. FALL)>이 위치해있다. 작품은 물의 흐름을 이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수를 연상케 한다. 수많은 물방울로 만들어진 '물글씨'가 입국장에 도착한 사람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준다. 떨어지는 단어들은 실시간으로 뉴스피드에서 노출빈도가 높은 단어를 한국어, 영어 등 9개 언어로 보여준다. <그레이트 모빌>과 <비트. 폴> 두 작품 모두 키네틱아트의 특징을 보인다.

 

율리어스 포프(Julius Popp)_ 비트. 폴(BIT. FALL)
율리어스 포프(Julius Popp)_ 비트. 폴(BIT. FALL) - 제2여객터미널 1층 수하물 수취지역 서편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표 공항인 만큼 한국적 소재와 이미지를 활용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서도호 작가의 <집속의 집>에 등장하는 한옥은 작가의 서울 성북동 본가를 모티브로 한다. 큰 집 속에 작은 집이 들어가 있는 형태로 패브릭을 이용해 한 땀 한 땀 작품을 구현했다. 서울과 뉴욕, 런던에 거주하며 유목민적인 삶을 살고 있는 서도호의 작품은 공항과 묘하게 어우러진다.

 

서도호, 집 속의 집, 제1교통센터 동측
서도호_집 속의 집 - 제2여객터미널 제1교통센터 동측

서울을 상징하는 광화문, 구 서울역사, 독립문 등을 표현한 김병주 작가의 <앰비규어스 월>은 소재 자체로 한국적인 모티브를 찾아볼 수 있다. 그의 부조 작업은 가는 스테인리스 스틸 선을 조합해 건축물의 내 외부 형상을 표현하는데, 이러한 특징 때문에 부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레이어가 생기며 색다른 입체감을 선사한다. 이 작품은 한국 건축물을 모티브로 제작했기 때문에 한국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도시에 대한 궁금증과 흥미로움을 선사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주의 '앰비규어스 월'(Ambiguous Wall)
김병주_'앰비규어스 월'(Ambiguous Wall) -제2여객터미널 수하물 수취지역 1층

필자가 소개한 4점의 공공미술작품 외에도 제1, 2여객터미널 주변에는 25점의 작품이 더 설치되어 있다. 다만 공항 내에 공공미술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리플렛이나 안내서가 따로 비치되어 있지 않아 공항 홈페이지를 통해 작품의 위치나 설명을 찾아봐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 (관련링크: https://www.airport.kr/ap/ko/svc/attractionMain.do)

그렇다면 공항과 근접한 호텔에 있는 공공미술작품을 살펴보자. 대표적인 호텔로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라 불리는 파라다이스시티를 들 수 있다.

 

2. 파라다이스시티의 공공미술작품

파라다이스시티는 영종국제도시에 위치한 대형 복합리조트 형태로 3,000여점이 넘는 예술품이 호텔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예술가의 작품을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 작품들을 활용한 문화행사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호텔 내 주요 공간에 위치한 대표적인 공공미술작품을 살펴보자.

 

오른쪽) 제프 쿤스(Jeff Koons)_ 게이징볼(Gazing Ball- Farnese Hercules)_ 파라다이스시티 Art Space왼쪽)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_ Aurous cyanide_  파라다이스시티 Art Space
오른쪽) 제프 쿤스(Jeff Koons)_ 게이징볼(Gazing Ball- Farnese Hercules)_ 파라다이스시티 Art Space
왼쪽)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_ Aurous cyanide_ 파라다이스시티 Art Space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에 있는 아트스페이스 입구 중앙에는 생전에 세계 최고가의 작품을 기록한 미국출신 작가 제프 쿤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로마시대에 제작된 파르네세의 헤라클레스 조각 어깨 위에 그의 작업을 상징하는 반짝이는 소재의 푸른 공을 올린 작품으로 공을 유심히 살펴보면 작품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을 응시하게 된다. 제프 쿤스는 앤디워홀처럼 작품을 제작하는 팩토리 형태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비즈니스에 성공한 예술가로도 유명한데,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매번 호평과 혹평을 함께 받기도 한다.

제프 쿤스 작품 옆에는 영국출신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인 <Aurous cyanide>가 위치해 있다. 맹독 화학물질 '시안화제일금'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작가의 대표적인 스팟(spot) 페인팅작업으로 현대인이 가지는 약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과 약을 통해 삶과 죽음이 결정되는 사회적인 현실을 추상화한 작품이다. 그는 평소 삶과 죽음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해왔으며 색색의 원형 스팟들은 다양한 약의 알록달록한 색상으로부터 가져왔다. 이밖에도 호텔 파라다이스 로비 공간에는 그의 조각 작품 <Golden Legend>도 설치되어 있다.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_ C-CURVE_ 파라다이스시티 Art Garden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_ C-CURVE_ 파라다이스시티 Art Garden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사이에 있는 문을 통해 아트가든 방면으로 가다보면 인도태생의 영국조각가 아니쉬 카푸어의 <c커브>를 볼 수 있다. 작품은 c자로 휘어진 스테인리스 조각품 안에 파라다이스시티의 전경이 거꾸로 보인다. 그는 물질 그 자체의 특징을 이용해서 추상적인 조형물을 제작하는 작가로 유명한데, 이러한 작업의 특징 때문에 작품을 실제로 보면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아니쉬 카푸어 특유의 명상적인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개인적으로 작품이 설치된 위치는 적절해 보이나 작품 주변 잔디 분리대 설치로 인해 내부로 가까이 갈 수 없게 유도한 부분은 작품이 가진 특징을 온전히 체험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_ Great Gigantic Pumpkin_ 파라다이스시티 Hotel Paradise Wow Space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_ Great Gigantic Pumpkin_ 파라다이스시티 Hotel Paradise Wow Space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내부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작품은 일본의 대표적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의 <Great Gigantic Pumpkin>이다. 물방울무늬가 가득한 호박 작품은 작가의 대표작으로 작가는 소위 ‘땡땡이 작가’라고도 불린다. 작품의 색상과 특유의 패턴 때문에 호텔 중앙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_ 파라다이스 프루스트_ 파라다이스시티 Hotel Paradise Convention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_ 파라다이스 프루스트_ 파라다이스시티 Hotel Paradise Convention

 

호텔을 지나 컨벤션홀 방향으로 들어오면 알렉산드로 멘디니의 거대한 의자작품을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 ‘프루스트 의자’는 로코코양식의 낡은 의자에 점묘법회화의 패턴을 그려 넣은 것이 특징인데, <파라다이스 프루스트> 작품에는 한국의 전통 공예품인 조각보를 모티브로 디자인하였다. 개인적으로 조각보보다는 팝아트적인 색상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가로, 세로, 높이 4.5미터의 대형작품으로 파라다이스시티를 위해 맞춤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세계적인 예술가의 작품들을 호텔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니 홈페이지 내 아트맵을 참고하길 바란다. (관련링크: https://www.p-city.com/front/art/map)

 

다만 3,000여점의 작품 중 90%가 한국 작가의 작품이라고 소개한 것에 비해 파라다이스시티 내 주요 공간에는 해외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주로 설치되어 있었다. 한국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 호텔 객실(5~ 11층까지)에 위치해 있어 관람이 쉽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다.

대한민국의 관문 역할을 하는 국제공항과 세계적인 규모의 호텔이 자리 잡은 영종국제도시는 이제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필자는 과거 영종도와 관련한 설화나 이야기를 바탕으로 실제 장소를 찾아보는 리서치를 한적 있는데, 용유도를 지켰던 ‘비포장군 바위’가 공항고속도로 옆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글로벌 시대에 맞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을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번쯤 영종국제도시가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품을 수 있는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소개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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