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옹진군은 뭐하고 있는 겁니까?"
상태바
"도대체 옹진군은 뭐하고 있는 겁니까?"
  • 이혜정
  • 승인 2010.11.25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옹진군, 연평도 주민들과 긴급간담회 … 주민들 방치해 '분노'

취재 : 이혜정 기자

24일 인천시 옹진군이 연평도 피해 주민과 지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 긴급간담회를 열고 있다.

"도대체 군청은 뭐하고 있는 거야? 1,2차 폭격 다 겪고 나서 살겠다고 어선 끌고 나오는데도 통제소에서는 가지 말라고 막고, 막무가내로 도망을 나와 도착해 보니 군청 사람들은 한 명도 보이지도 않고. 돈 한푼도 없이 나온 주민들을 찜질방으로 보내고 나서 아무런 대책 없이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거야?" -연평도 주민 윤희중(47)

북한의 폭격으로 인천에 도착한 연평도 주민 100여 명이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옹진군청을 방문, 옹진군이 4일 오후 4시 30분께 주민들과 긴급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옹진군에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연평도 주민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이향미(33)씨는 "연평도에서 장사하면서 생계를 꾸리고 있는데, 2층 건물 2곳과 창고 1곳, 사는 집 1채 등 가지고 있는 6개 건물이 불에 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나를 비롯해 여기 온 주민들은 이제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어떻게 해줄 것이냐?"며 질문을 던졌다.

김지권(50) 이장은 "한 번 포를 쐈는데, 두세 번 쏠지 어떻게 알아요? 당신들 보고 들어가 살라고 하면 살 수 있겠어요? 연평도 상황을 잘 수습해서 주민들이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거 같은데, 불안해서 더는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재복(42)씨는 "머리 위로 대포를 쏘면서 쾅쾅 울리는데, 거기서 어떻게 살라는 거냐? 당장이라도 총을 주면 나가서 싸우고 싶은 심정이다. 거기서는 도저히 살 수 없으니 거주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유호봉(51)씨는 "폭음으로 인해 너무 놀란 나머지 귀가 멍멍하고 속이 안 좋은데 우선 병원부터 보내줘야 하는 게 맞지 않냐? 인천으로 대피해 온 주민들은 당장 먹고 자는 것도 시급한 상황인데, 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냐?"고 울분을 토했다.
 
주민들의 질의가 끝난 뒤, 정재덕 주민생활지원실 실장의 답변이 이어졌다.

정 실장은 "안 될 일이 벌어졌기에 주민들이 얼마나 두려워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정부에서도 대책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 옹진군에서도 주민들의 재산피해 등 대책을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실장은 "아직 중앙정부나 인천시와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한 협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한 답변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다. 연평도 주민들이 나온 지 하루정도 됐으니 상황을 좀 더 파악하고 후속조치를 취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화가 난 주민들은 "당장 먹고 자는 등 생계수단이 걸린 문제인데 넋놓고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얼마 전 천안함 사건도 발생했는데, 피신할 수 있는 방공호라는 곳은 전기도 안 들어오고, 춥고 피신할 수 있는 곳을 관리는 하고 있는 것이냐? 도대체 주민들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이냐?" 김재국(56)씨의 불만이다.

김씨는 "우리가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다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병자들"이라며 "우리는 지금 집수리를 해달라고 온 게 아니라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당신들은 단순히 이 순간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사탕발림을 하는 게 아니냐"면서 "당장 이곳을 나가면 우리 생계는 어쩌냐"고 소리를 질렀다.

이에 정 실장은 "중앙정부와 시에 반드시 주민들의 상황과 심정을 전해 대책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 주민이 마이크를 잡고 정재덕 주민생활지원실장에게 지원 방안을 묻고 있다.


뭍으로 피해 온 연평도 주민들이 막막한 앞으로의 생활를 걱정하며 옹진군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재덕 주민생활지원실이 연평도 주민들에게 옹진군의 지원 대책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 실장의 설명을 듣던 한 주민이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으며
앞으로의 생활을 걱정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