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아이타워', 호화 성남시청사 꼴 나나?
상태바
'송도 아이타워', 호화 성남시청사 꼴 나나?
  • 김주희
  • 승인 2010.11.24 1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경제청과 유엔 기구 들어서는데 … 시의회 관련 예산 삭감 '파장'
취재: 김주희 기자

인천시의회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UN 산하 기구 등이 들어설 '송도 아이타워(I-Tower)' 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히 시공사 선정까지 마무리된 상황에서 시의회가 '아이타워' 건립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을 삭감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아이타워 조감도▲아이타워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신청사로 쓰려고 송도국제도시에 1천823억여 원을 들여 짓는 건물이다.

인천경제청은 내년 1월 본공사에 들어가 2012년 10월까지 연수구 송도동 24-4에 지하 2층, 지상 33층, 연면적 8만6천㎡(부지면적 2만4천㎡) 규모로 아이타워를 세울 방침이다.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4월 기본계획용역 사업을 발주해 같은 해 12월 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주)대우건설 등 10개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돼 송영길 시장 취임 후인 7월22일 계약을 맺었다. 올 10월말 현재 공정률 8.9%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이 건물을 신청사로 쓰는 한편,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유엔  산하기구 등 국제기구 사무실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국제도서관도 들이고, 전망대와 공공업무시설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인천경제청은 아이타워가 들어서면 "유엔 등 국제기구 유치를 통해 송도국제도시가 명실공히 국제도시로서 기반을 구축하고, 국내외 투자자에게 더 낳은 투자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북아트레이드 타워도 비었는데…

22일 인천경제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회 산업위원회 구재용 의원은 아이타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구 의원은 "처음 계획을 세울 때부터 시공사 선정 때까지 너무 빨리 진행된 것 아니냐"면서 "지금도 송도국제도시 공실률이 높은데, 아이타워를 짓고 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날 행감에서는 아이타워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이미 시의원들은 내년 예산안 편성 때 아이타워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원들은 시가 시의회와 사전에 조율도 없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등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한데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시의 재정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타워가 성남시처럼 호화청사 논란을 빚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또 유엔 산하 기구 유치로 1년에 1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시가 부담하고 있지만, 정작 국제기구 유치로 인천에 돌아오는 이득이 없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오히려 내년 아이타워 관련 예산 811억 원을 줄여, 이 중 200억 원을 '무상급식' 사업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업 중단에 따른 파장은?

아이타워 건립 사업이 무산되면, 유엔 산하 기구 유치 약속을 위반하는 것으로 국제적 신뢰도가 추락할 수 있다.

현재 유엔 아·태정보통신교육센터와 유엔 국제재해경감전략기구, 유엔 기탁도서관 등 6개 국제기구 입주가 확정됐다. 이와 함께 유엔 인간정주위원회와 세계식량계획, 세계보건기구 등 6개 국제기구 유치가 추진되고 있다.

또 아이타워 시공사와 맺은 계약금 180억 원과 설계비, 위약금 등으로 400억 원 정도를 날릴 것으로 예상돼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시는 "UN 산하 기구 등 6개 국제기구의 유치가 확정됐고, 이미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사업을 중단하면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시의회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향적으로 아이타워 사업을 검토해 줄 것을 원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