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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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면
  • 최원영
  • 승인 2018.09.05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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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네가 걸어온 길, 네가 걸어갈 길




 

풍경 #92. 네가 걸어온 길, 네가 걸어갈 길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비판하면 당장은 속이 시원하겠지만 결과는 서로의 관계가 단절되는 아픔을 겪기 마련입니다. 상대의 잘못된 태도를 고치겠다는 선한 의도로 비난했다고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비난을 받으면 방어적 입장을 취하게 마련입니다. 자신은 비난을 받을 만큼 잘못하지 않았다고 항변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한 자존심을 크게 다칩니다. 그래서 상대를 좌절하게 만들곤 합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비난이나 비판은 삼가는 게 관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지인이 보내준 글이 기억납니다. 중년의 영화배우가 촬영하는 내내 선배 배우들의 게으름과 잘 나가는 후배 배우들의 잦은 촬영 펑크를 탓하며 불평을 늘어놓자, 어머니가 이렇게 충고했다고 합니다.

  “젊은 아이들에게 뭐라 하지 말거라. 그 길이 네가 걸어온 길이다. 윗사람을 탓하지 말거라. 그 길이 네가 걸어갈 길이다.”

  참 지혜로운 말씀입니다. 그저 ‘너 하나 잘 하면 된다.’는 어머니 말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그런 어머니의 가르침 덕에 중년배우는 지금까지도 선배나 후배들에게 사랑받는 배우로 존재하고 있을 겁니다.

 


  《리더의 칼》이라는 책에 여우와 늑대에 관한 우화가 나오는데, 이 우화를 통해 비난의 결과가 어떤지를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늙은 사자가 병이 깊어지자, 여우를 제외한 숲속의 모든 동물들이 문병을 왔습니다. 그런데 평소 여우에게 감정이 많은 늑대가 사자에게 여우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았습니다.

  “여우는 평소에 대왕님을 존경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문병을 오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요?”

  마침 사자를 문병하러 오던 여우가 그 말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방으로 들어가자 사자는 으르렁거리며 여우를 노려보며 물었습니다.

  “너는 어찌하여 이렇게 늦게 나타났느냐?”

  “사실 여기 모인 동물들 중에서 누가 저만큼 대왕님을 걱정한 자가 있겠습니까. 저는 대왕님의 병환이 깊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밤낮으로 명의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래서 결국 한 가지 방법을 알아내느라고 이렇게 늦게 온 것입니다.”

  이 말에 사자의 귀가 번쩍 들렸습니다.

  “그게 정말이냐? 그래, 어떻게 하면 내 병이 치료된다고 하던가?”

  여우는 늑대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습니다.

  “살아 있는 늑대의 가죽을 벗겨서 온기가 남아 있을 때 그것으로 대왕님의 몸을 덮어야 한다고 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우화입니다. 조금은 너그럽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중년배우의 어머니 말씀처럼 자신의 일을 즐겁게 해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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