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나보배 / 인하대 융합기술경영학부 2학년
헌법 제21조에서는 결사의 자유를 명시해 보장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과 개인이 모여 단체를 이루는 행위에 대한 보장이다. 이러한 집단체는 법과 제도에 입각한 권력의 통치를 기반 하에서 온전히 공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믿었고 우리는 그렇게 배웠다. 하지만 요즘은 집단화를 거부하고, 결사체에 대한 신뢰보단 의심이 앞선다. 청년들의 탈집단화의 성격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결사체를 꼽자면, 종교와 시민단체 그리고 노동조합을 꼽을 수 있다. 이 세 결사체의 공통점이 바로 탈집단화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설문조사 기관에 의뢰한 2017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에서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0명 중 종교인구는 전체의 46.6%로 5년 전(55.1%)보다 8.5%포인트 낮아졌다고 한다. 그 중 20대의 종교인 비율은 3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시민단체의 경우를 보면 한국대학신문이 2017년 조사한 ‘창간 29주년 대학생 의식조사-정치/사회’ 부문에서 시민단체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9.9%로 나타났다. 2006년 17.2%에 비해 신뢰도가 많이 떨어졌다. 대신 가장 신뢰하는 집단을 바로 자기 자신인 대학생으로 응답한 비율이 17.4%로 가장 높았다. 노동조합의 경우도 두 사례와 비슷하다. 고용노동부가 작년 12월에 발표한 ‘2016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노조 조직률은 전체 근로자 1917만 명 중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는 197만 명으로 노조 조직률이 10.3%라고 한다. 1989년 19.8%에 비하면 절반가량 줄었다. 또한 한국노총이 발표한 ‘2016년 조합원 실태조사’에서 35세 미만 노동자의 노조 가입률이 21%에 불과했다.
철의 여인이라 불리던 영국의 총리 마가렛 대처는 “사회라는 것은 없다. 남성과 여성, 개개인이 존재할 뿐이고 개별적인 가족 공동체가 존재할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 사회에선 썩 불편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청년들의 가치관과 행동을 보면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사회에 대한 무지나 주눅이 들어 분노하지 못하는 바보들이라서가 아니다. 결사체의 의식은 낡았고 때론 이기적이었기에, 청년들은 흩어지고 있다. 집단의 신념을 위해 개개인이 희생을 감수하는 시절은 끝났다. 개개인을 위한 집단이 절실하다.
저작권자 © 인천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