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대학원에서 실제 근무하지 않고 근로장학금을 받은 학생들과 이들에게 장학금의 일부를 받아 부정 사용한 교수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대학원에서 근로를 하겠다고 속이고 한 학기에 340만원의 근로장학금을 받은 혐의(사기)로 최모(33)씨 등 인천시내 모 대학교 대학원생 8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근로장학금을 받기 위해 학교에서 1주일에 20~40시간씩 교수 연구활동 지원 등 근로를 하겠다고 가짜 서류를 내고 2007년 1학기부터 2009년 2학기까지 4~5학기에 걸쳐 근로장학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은 이런 방법으로 근로장학금을 부정하게 관행적으로 받았으며, 학교에서 근무실적 등에 대한 사후관리가 소홀해 신청만 하면 장학금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 대학원 교수들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모(53) 교수 등 7명은 소속 학과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교수 1명당 학생 3~10명씩을 학교에 추천해주고 2007년부터 3년간 모두 60여명의 학생이 2억원 상당의 장학금을 받게 도와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자신의 추천으로 근로장학금을 받은 학생들로부터 장학금 일부를 받아 부정하게 사용한 혐의(사기방조)로 한 교수를 불구속입건했다.
한 교수는 근로장학금을 받은 학생 16명으로부터 장학금의 절반씩을 걷어 모은 3천300여만원을 학생 1명의 개인통장에 넣어 놓고 학과 세미나 비용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한 교수는 "학생들이 관행적으로 알아서 걷었다"라며 혐의 일부를 부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 교수, 교직원 등 60여명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했으나 4학기 이상 근로장학금을 받은 학생 8명과 이들에게 장학금의 일부를 받아 쓴 교수 1명만 입건했다"며 "장학금 수령액이 적은 학생 17명과 학생을 추천만 해주고 돈은 받지 않은 교수 6명은 입건하지 않고 대학에서 다시 조사해 처리하도록 통보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