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도 동백나무 군락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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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도 동백나무 군락지를 찾아서
  • 김용구(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 승인 2015.02.05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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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앞바다! 새로운 발견] 11
 
 
백아도 동백꽃(사진 2015.1.24.일 촬영)

“엄격한 의미에서 순수한 동백나무 자생북한지는 백아도의 동백나무숲이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서해의 동백섬’을 만든다면 그 또한 커다란 자랑이 되리라 믿는다”
- 이창복 서울대 명예교수(한겨례신문 1992년 3월 20일).
 
 
백아도는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덕적도에서 내려 나래호로 갈아타고 가야 한다.
백아도는 천혜의 자연 섬이라 부르며 전체적으로 소나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섬소사나무와 동백나무 군락지로 유명하다. 백아도 어촌계가 운영하는 해삼 종묘 배양장이 있으며 홍합이 유명하다. 마을은 2개로 나뉘어 있은데 발전소가 있는 마을을 발전소 마을(큰 마을)이라 부르고 보건소가 있는 마을을 보건소 마을(작은 마을)이라 한다.
 
큰 마을 총가구수는 28호에 130명(남자60명, 여자 70명), 주업은 어업이며 3월 중순경부터 5월 말일경까지 조기잡이, 6월부터 7월까지 갈치잡이, 7월 말경에서 8월 초까지 새우젓(육젓)과 민어잡이, 9월부터 10월까지 새우젓(추젓)을 잡았다. 일부는 농업을 겸하고 있다. 밭에서는 보리, 고구마, 감자, 조를 수확하나 마을주민의 약 3-4개월 식량으로 대부분 충청남도와 인천에서 충당하고 있다 (서해도서조사보고,1957, 국립중앙박물관).
 
백아도 인구 변화를 보면 1960년 436명에서 1972년 270명, 1988년 72명, 2002년 64명, 2013년 52명으로 인구가 크게 감소하였다.
 
 
고봉덕 마을이장(63세)을 만나 인터뷰 하였다.

“우리 증조할아버지 대부터 '큰 마을'에서 살았지. 마을 뒷산에 선산이 있어. 내가 현재 살고 있는 큰 마을에 60가구 정도 살았고, 현재 보건소가 있는 마을을 '작은 마을'이라 했는데 40가구 정도 살았지. 초등학교가 1930년대 생겼어. 인구가 감소하다 보니 1999년경에 폐교 되었지.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생수가 130명 정도로 많았어.
 
우리가 어릴 적엔 한여름에 저녁을 먹고 집안 마당에 나와 있으면 민어소리가 마치 개구리가 우느것 처럼 들릴 정도로 민어가 많았지. 마을 뒤편 바다에서 민어를 많이 잡았어. 꽃게와 새우도 풍부했지. 새우는 장구도와 백아도 사이에서 잡았어, 여객선을 타고 오다 보면 부표가 많이 떠있는데 그것이 새우잡는 그물이지."
 

이장님댁
 
“백아도 동백나무는 남봉 약 20그루, 오섬 약 30그루, 마을에서 학교 다니던 옛길 정상 똥바위 근처 3그루, 고개 넘어 2그루, 보건소 마을 뒷산 등에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요. 어르신들의 말씀에 의하면 일제강점기 때는 동백꽃이 피어 온통 섬을 붉게 물들였다고 해요. 그런대 백아도 동백꽃은 홋동백하는데 우리나라 자생종이죠” (고봉덕)
 
  
동백나무(2015.1.24.일 촬영)
 
“동백이 꽃 중에서 제일 먼저 피지요. 어릴 때 마을 언덕을 넘어 동백꽃을 보면서 학교 다녔지. 또한 동백꽃이 피면 남봉으로 친구들과 놀러 갔던 추억이 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붉은 동백꽃을 보면 마음이 뭉클해요”(고봉덕)
 
 
백아도 동백나무는 인가와 가까운 바로 앞산에 자라고 있는데, 약 150그루 정도가 모여 숲을 이루고 있었다. 그 밑을 들어가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동백나무 숲은 울창하게 우거져 있었다. 동백나무는 높이가 7m가량이어서 비교적 큰 편이었고 서해도서의 다른 어느 섬의 것보다 크고 넓은 숲을 이루고 있었다. 대청도에서 숲을 이루고 있는 천연기념물인 동백나무는 훼손된 후 다시 심은 것이고 숲의 크기도 백아도의 것보다 작다. 그래서 백아도의 동백나무 숲은 가치가 더했다. 백아도 동백나무는 순수 자생으로 모여 자라는 서해도서의 최고의 숲임에 틀림없었다(송흥선, ‘아름다운 섬 풀꽃나무이야기’, 풀꽃나무, 2002).
 
“1980년대 서해안 섬에 염소방목을 많이 했어요. 염소가 어린나무나 푸른 잎들은 먹어치우다 보니 문제가 심각했어요. 그런대 염소가 동백나무를 안 먹어요. 사철나무 등은 다 먹는데. 지금도 오섬에 염소 50마리 정도 있는데 동백나무 잎은 그대로 있어요” (고봉덕)
 
그러나 이것에 대한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섬 전체에 많은 동백림이 자생하고 있었는데 염소 방목이후 급속도록 사라졌다고 한다. (중략) 잔가지에서 먹어치우는 바람에 목이 닿지 않는 높은 가지의 잎만 남고 낮은 가지나 어린 묘목은 한 그루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자생지 동백나무는 차츰 사라지고 그 자리에 소사나무, 서어나무 따위가 뿌리를 내린다’ (오병훈, ‘해풍에 피는 정열의 꽃’, 자생식물, Vol,24, 1992).
 
 
(사진 2015.1.24.일 촬영)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0d700001.bmp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71pixel, 세로 391pixel한반도 동백나무 분포에 대한 연구를 보면 김태정(1998) A선, 이일구(1981)는 B선, Yim and Kira (1978)는 D선을 동백나무 북한계선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 동백나무의 북한계선은 동해의 울릉도, 울산의 목도에서, 전라남도 광양시, 경상남도 하동군, 전라남도 구례군, 충청남도 서천군, 서해의 대청도를 잇는 C선이 현존 동백나무 자생분포대로 나타났다 (진영규, ‘한반도 동백나무 분포대에 대한식물사회학적연구’, 창원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2003).
 
바로 백아도(위도 N 37°04′, 경도 E125°57′)가 서해의 대청도를 잇는 C선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이창복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겨례신문> 1992년 3월 20일자에서 "백아도를 비롯한 덕적군도는 섬을 동서 편으로 휩싸고 올라오는 난류의 영향으로 북방계와 남방계 수종이 만나는 특이한 식물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학술적으로도 귀중한 곳"이라고 밝혔다.
 
   
(동백나무 1,2,4,5)
 
백아도에는 우리나라 중부식물 지구에서 볼 수 있는 소태나무, 생강나무, 쇠물푸레나무, 붉나무, 신나무, 엄나무, 청미래 덩굴 등이 계곡에 군락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 밑에는 물레나무, 꿩의 다리, 파리풀, 삽주, 익모초, 오이풀, 맥문동 등의 온대식물이 분포되어있다.
 
또한 오섬에는 남해안 일대에 자생하는 남대식물인 큰 천남성, 동백나무, 사철나무, 탱자나무, 장구밤나무 등이 분포되어 있다. 백아도의 식물상은 해안식물, 온대식물, 난대식물분자들로 형성되어 있으며 조사결과 81과 190속 235종의 식물과 73과 170종의 약용식물 자원이 분포한다(도상학, ‘백아도 약용식물 분포조사’, 생약학회지, 1970).

그러나 “최근 등산객들이 약초와 나물 등을 뿌리째 캐어가 자연훼손이 심각해요. 더덕은 지천으로 널려 있었는데 요즘은 구경하기 어려워요”(고봉덕)
 
하루 빨리 백아도 동백나무 군락지 보존대책과 함께 자연생태계에 대한 전문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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