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춘기의 ‘떨림’-세 번째
▲ 2014. 10. 26./인천대공원 주차장
S에게
나를 빤히 보는 네 시선, 내 입술을 듣는 네 눈빛. 지금은 유명인이 된 감독의 첫 작품과 너의 첫사랑, 네가 쓴 지난 일기에 대해 이야기 나눴었지. ‘하루 1달러로 여행하는 법’에 무수히 소개된 아시아를 함께 돌며 싼 숙소를 찾느라 두 시간 넘게 헤맨 적도 있잖아. 너나 나나 해가 들지 않는 곳은 싫어했었고. 아직 5층에 있니? 벽에 아무것도 걸지 않는 습관은 여전하고? 한 번 얼굴을 닦은 수건과 한 번 입고 나간 옷을 세탁하는 결벽증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길 잘하고 곧잘 음식을 손으로 집어먹던 나를 마뜩찮아 했었잖아. 나 때문에 변했다고 했지. 더러워졌다고. 웰 컴 투 마이 월드. 더러운 세상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사진 홍춘기(아마추어 사진가) 글 이재은
* 매주 금요일 <사진in인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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