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매립지 조성해놓고 4자합의? "돈으로 인천 자존심 팔아먹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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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매립지 조성해놓고 4자합의? "돈으로 인천 자존심 팔아먹겠다는 것"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5.01.1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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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옥 위원장, "매립연장시 유정복 시장직 내놔야"
매립 종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정경옥 매립종료 인천시민투쟁위원회 공동대표(오른쪽)
 

기자와의 인터뷰가 시작되자마자 정경옥 매립종료 인천시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대뜸 새로운 이야기부터 들려주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인천시가 대체매립지로 확보한 5곳 중 이미 영흥도에 인허가를 모두 마치고 일부 폐기물을 묻고 있다. 그럼에도 유정복 시장이 4자협의체라는 것을 통해 선제적 조치 합의와 경제적 이익 운운하는 것은 돈으로 매립지 문제를 이용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실제로 인천시는 2016년 사용종료를 앞두고 수도권 쓰레기매립지를 대체하기 위해 영흥도 등 5곳을 건립 후보지로 검토했다. 인천시가 검토한 대체부지는 ▲옹진군 영흥도 ▲옹진군 신도·시도 ▲남동구 논현동 ▲중구 영종도 ▲수도권 매립지 등 5곳. 이 가운데 영흥도가 대체 매립지 검토 용역에서 최적지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옹진군과 안산시, 시흥시 주민들은 대책위를 꾸리는 등 반대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안산시의회와 시흥시의회도 2014년 10월에 각각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대체부지 영흥도 선정 반대 건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정경옥 공동위원장은 인천시가 영흥도 대체매립지 사용을 위해 인허가를 모두 받아놓고 일부 폐기물을 매립하고 있는 가운데, 유정복 시장이 뒤늦게 4자 협의체를 제안해 선제적 조치를 요구한 것 자체가 매립지 문제를 이용해 인천시의 부채를 탕감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인천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표명했듯, 선제적 조치에 대한 합의를 통해 인천시가 부채를 탕감할 만큼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지는 몰라도 이는 인천 서구 지역주민들의 희생을 또다시 강요하는 것이다. 어찌 서구 주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이렇게 결정할 수 있나?"

그러나 일부 지역언론에서 "매립지 주도권을 잡은 인천"이라는 제목으로 30년만에 수도권매립지에 대해 인천시가 지분을 확보하고 매립지공사의 운영권을 인계받을 것을 강조하면서 영구매립 문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합의문을 보면 아직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용연장에 합의했다는 내용을 담겨 있지 않아서 사용연장됐다고 단정할 수 없지 않느냐고 정 공동위원장에게 물었다. 정 위원장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이미 서울시에서는 매립지 사용 연장됐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기자들이 그걸 모르나? 뿐만 아니라 합의문의 제4항을 보면 '수도권매립지로 반입되는 전체 폐기물 반입수수료의 50%를 가산금으로 징수하여 인천시 특별회계로 전입한다.'고 서술해놨다. 이미 사용연장에 합의해놓지 않고서는 폐기물 반입수수료 징수를 왜 하며 인천시 특별회계로 전입한다는 것인가?"라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 조영근 환경녹지국장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시가 요구한 선제적 조치는 그동안 인천이 봤던 피해에 대한 보상"이라며 "4자 협의체 합의가 2016년 매립 종료란 것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이달 중순경 시의 입장을 발표한 계획이다.

정경옥 위원장은 "일단은 지켜보겠다. 그러나 유정복 시장이 만약 6.4지방선거의 공약을 뒤집고, 12월 3일 서구주민들과 만나서 매립종료를 거듭 천명한 사실을 뒤집고 쓰레기매립지 사용 연장을 합의해준다면, 시장직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20년 이상 고통을 당해온 지역 주민들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밀실에서 야합해 일방적으로 결정해놓고 나서 또다시 '쓰레기도시'에서 살아갈 것을 강요하는 시장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매립종료 인천시민투쟁위원회는 곧 기자회견과 함께 대규모집회를 열 예정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도시로 쓰레기도시를 또다시 물려줄 수 없습니다. 이건 인천시민들의 자존심 문제에요. 인천이 언제나 서울의 뒤치다꺼리나 해야 한단 말입니까? 인천시가 진정 동북아의 허브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매립지 문제는 이번에 완전히 해결을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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