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 그리스 2-0으로 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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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한국, 그리스 2-0으로 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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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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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와 박지성 '희망 축포'…16강 진출 '청신호'

    태극전사들의 투혼이 만들어낸 완벽한 승리였다.

   한국 축구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축포 두 방'을 터뜨리며 월드컵 도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정수의 선제골과 승리에 쐐기를 박는 박지성의 추가골을 앞세워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본선 첫 판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겨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7회 연속을 포함해 8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 감독으로는 첫 승리를 맛봤다.

   7년여의 외국인 사령탑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2007년 12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허정무 감독은 강한 집념과 열정으로 감격스런 첫 승리를 엮어냈다.

   한국은 17일 오후 8시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스타디움에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와 2차전을 벌이고 23일 오전 3시30분 더반 스타디움에서 나이지리아와 16강 티켓을 건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과 염기훈을 최전방 투톱으로 세워 그리스 골문을 열 중책을 맡겼다.

   중원에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박지성과 이청용이 좌우 날개를 펴고 김정우-기성용 듀오가 중앙에서 호흡을 맞췄다.

   4-4-2 전형의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영표-이정수-조용형-차두리가 늘어섰다. 골키퍼 장갑은 주전 수문장 이운재 대신 공중볼 캐치가 좋은 정성룡이 꼈다.

   한국은 '양박(박지성.박주영)'과 '쌍용(이청용.기성용)'이 공격의 주축을 이뤘고 피부 발진에서 회복한 중앙수비수 조용형도 이정수와 탄탄한 방어벽을 쳤다.

   오토 레하겔 감독이 지휘하는 그리스는 테오파니스 게카스를 꼭짓점으로 좌우에 요르고스 사마라스와 앙겔로스 하리스테아스를 배치한 4-3-3 포메이션으로 한국에 맞섰다.

   철벽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으로 한 방을 노리는 그리스 역시 한국과 맞대결에서 승리하겠다는 일념으로 수세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초반부터 강공을 펼쳤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오른쪽 풀백 차두리가 미드필드 지역에서 상대 공격수 사마라스에게 공을 뺏기면서 뚫렸지만 사마라스의 크로스를 이정수가 헤딩으로 걷어냈다. 그리스는 1분 후에는 전담 키커 카라구니스가 오른쪽 프리킥 찬스에서 공을 띄워주자 후방에 도사리던 바실리오스 트로시디스가 오른발로 찼지만 공은 왼쪽 골대를 벗어났다.

   초반 실점 위기를 잘 넘긴 게 태극전사들에게 오히려 약이 됐다.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운 태극전사들은 높이와 파워로 무장한 '장신군단' 그리스의 장벽을 마침내 허물고 16강 진출에 한발 다가서는 희망의 축포를 쏘아 올렸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 기회를 엿보던 한국이 승부의 흐름을 바꾸는 선제골로 그리스 공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선취골은 장신 수비수 이정수의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 이정수는 왼쪽 프리킥 찬스에서 페널티지역에 깊숙이 파고 들어 한 방을 노렸다.

   대표팀 합류 후 감각을 끌어올린 기성용은 정교한 크로스를 올려줬다. 공은 수비수의 키를 살짝 넘어갔고 오른쪽 골지역으로 달려들던 이정수의 오른발에 걸렸다. 이정수는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 슈팅을 했고 공은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스 골키퍼 알렉산드로스 조르바스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세트피스에서 얻은 기분 좋은 선제골이었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생애 처음 출전한 이정수로선 감격적인 첫 골이었다.

   허를 찔린 그리스는 거센 반격으로 나왔지만 한국은 '캡틴' 박지성과 이청용의 활발한 측면 돌파와 김정우의 강한 압박, 수비수 들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공세를 막아냈다.

   후반 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한국은 또 한 번 그리스의 골문을 열어젖혔고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자랑하는 박지성이 해결사로 나섰다.

   박지성은 후반 8분 상대 미드필드 지역에서 빈트라의 공을 빼앗은 뒤 질풍같이 수비수 두 명을 제치고 왼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했다. 박지성은 페널티킥 지점 왼쪽에서 10여m를 단독 드리블한 뒤 지체없이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골키퍼 조르바스의 오른쪽을 스쳐 대각선 모서리에 꽂혔다.

   박지성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 결승골과 2006년 독일 월드컵 프랑스전 동점골에 이어 월드컵 3회 연속 골 사냥에 성공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29분 기성용을 빼고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을 기용해 수비를 강화했다. 2점차 리드에 힘을 얻은 골키퍼 정성룡도 후반 35분 게카스의 위협적인 왼발 터닝슛을 몸을 날려 쳐내는 눈부신 선방으로 화답했다.

   승리를 예감한 허 감독은 후반 41분 박주영을 불러들이고 신예 공격수 이승렬을 투입해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이후에도 우세한 경기로 그리스를 몰아붙여 승리를 완성했다. 스탠드를 가득 메운 5만1천여 관중도 태극전사들의 값진 승리에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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