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청, 배다리 저층주거지사업 주민의견 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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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 배다리 저층주거지사업 주민의견 무시
  • 이장열 기자
  • 승인 2014.06.12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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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26억 중 나대지 매입비로 19억 사용 강행 의혹, 주민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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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저층주거지관리사업 주민협의체 회의의 한 장면

동구의 배다리저층주거지관리사업이 난데 없이 주민과 동구청의 갈등으로 표류하고 있다. 

 

배다리저층주거지관리사업은 지난 해 동구청이 공모기간을 지나서 뒤늦게 신청해서 26억원의 사업비를 배정받았다.

 

저층주거지관리사업은 이른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도시재개발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지역에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마련한 사업이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자기 동네에서 불편한 부분들을 개선하는데 주로 사업비가 사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배다리저층주거지관리사업은 올 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해서 매주마다 주민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서로 의견들을 나누면서 배다리에 배정된 사업비 26억원을 알토란처럼 사용할 방안들을 논의해나가면서 주민들의 참여 열기가 모아졌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개진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과 예산들이 거의 정리된 상태였다. 그런데 동구청에서는 배다리 삼거리에 위치한 나대지를 매입해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주민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를 강행하려 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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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 배다리 저층주거지 세부사업계획안 설문판


동구청은 인천시로부터 교부받을 배다리저층주거지관리사업비 26억 가운데 나대지 구입비로 19억을 사용할 계획을 갖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주민 의견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나섰다.


동구청 도시개발과 김복실 과장은  “배다리 전체를 보고 배다리 나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것이 배다리를 위해서 필요해서 주민들에게 저층주거지관리사업비를 나대지 매입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동구청의 입장은 주민협의체 회의에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베다리 주민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다섯 차례에 걸친 주민워크숍과 중간에 개최한 주민모임, 선행지 탐방 등 여건이 되는 대로 참가해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는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 하수구 정비, 전선 지중화, 공동정화조 설치, 차도와 보도. 골목길 정비와 환경 개선 등 기반시설을 우선으로 하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수립했다. 그 과정에서 동구청에서 나대지를 매입해 주차장을 건설할 계획을 밝히자, 저층주거리관리사업비의 80% 이상이 투입되는 나대지 매입에 반대해왔다.


배다리 주민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주민들은 현재 주민들과 전문가, 용역사가 모여 만든 사업계획에 대한 세부적인 검토 작업을 남겨둔 상태에서 동구청이 나대지를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전해듣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동구청 도시개발과 김복실 과장은 “오는 금요일에 주민설명회를 개최해서 나대지룰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설명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다음 주에는 배다리 전채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비를 나대지 구입비로 사용하는 의견을 묻는 설문도 진행할 것이다”고 나대지 매입 계획을 강행할 뜻을 표명했다.

 

앞서 동구청은 문제가 된 박경리 북카페를 저층주거지관리사업에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주민들의 반발이 심하자, 행정적으로 무리한 점이 있어서 잠정으로 철회할 계획이라고 김 과장은 밝혔다. 그러나 나대지 매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민들의 의사에 반해 강행을 뜻을 내비쳐 갈등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배다리 지역주민으로 주민협의체에 참여해온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는 “동구청이 금곡동 33-15번지 부지 매입(670㎡, 19억 2천만 원)을 통해 그곳에 이 사업과는 별개인 박경리 북까페를 건립하고 거기에 주민공동이용시설을 도입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안을 고집해 주민들이 반대해왔다. 그런데도 동구청은 여전히 나대지 매입의사를 굽히지 않고 이를 사업 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주민협의체 워크숍을 그런 방향으로 몰아가더니, 최종 결정을 앞둔 단계에 이르러 해당 부지 구입 건을 주민설문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한다. 동구청의 이러한 행정은 이 사업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독불행정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동구청은 저층주거지관리사업비를 주민 의견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사용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확인됐다. 현재 배다리에는 별도 주차장이 필요할 만큼 교통량이 많은 곳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층주거지관리사업 취지에 맞지 않게 동구청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견을 모은 것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며 설득력이 떨어지는 나대지 매입에 목을 메고 있어 그 이유에 대해서도 의혹이 확산되게 됬다. 

 

지난 5월 30일 배다리 주민 58명이 배다리 저층주거지 관리사업에 주민결정을 뒤흔드는 동구청의 행태에 비판울 하는 입장을 동구청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동구청이 거듭 주민의견조사를 통해 나대지 매입을 강행하려고 하자, 배다리 주민들은 12일 인천시청에서 배다리 주민 결정을 무시하고 일방통행하는 동구청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더 나아가 주민들은 도시계획국장 면담과 함께 인천시 감사관실에 동구청의 나대지 매입에 대한 정책결정 책임자와 그 이유에 대해 감사청구를 요구할 예정이다.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마을만들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동구청 행정이 느닷없이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는 계획을 밀어붙이는 사례는 배다리에서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민들은 보고 있다. 배다리 지역주민들은 인천시에서 동시다발로 진행한 저층주거지관리사업의 실태를 살펴볼 예정이다. 주민들의 이러한 반발에 대해 동구청이 과연 나대지 매입을 계속 강행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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