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가가 좋아 인당수가 있는 인천에 자리 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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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가가 좋아 인당수가 있는 인천에 자리 잡았죠"
  • 송정훈 객원기자
  • 승인 2024.08.16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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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 '심청가'와 '인천 아리랑'의 이경아 명창

- '심청가'와 '인천 아리랑'의 이경아 명창

소설 심청전에서 심청이 아버지 공양미 삼백 석을 대신해 몸을 던진 인당수가 어디인가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지만 소설 속 심청의 고을인 '황주'가 황해도에 실존하고 장산곶과 백령도 사이 험한 바닷길을 예전부터 인당수라고 불렀다는 것에서 인천 백령도 쯤이다는 것이 가장 힘을 얻는다.
심청가와 인천 아리랑에 대한 애정으로 인천에 터를 잡은 이경아 명창(43)을 14일 송도 명상 카페 르블랑에서 만나 보았다.

 

@송정훈기자
이경아 명창 @송정훈 기자

 

- 우리 소리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전주에서 태어났는데 어머니 명창 조영자, 이모 조소녀 명창을 비롯한 집안에 소리꾼들이 30여분 계세요. 주변 환경이 동요보다 우리 소리를 먼저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지 않았나 싶어요.
어머니와 이모가 바로 옆집에 사셨는데 두 분 다 산으로 소리 공부를 하러 가실 때는 어린 저를 맡길 때가 없으니 데려가고 그때부터 어깨 너머로 소리를 배우다가 9살에 이모 권유로 정식으로 입문하게 됐어요. 어머니와 이모님에 지도 덕분에 제1회 한밭 전통 가무악 경연대회 중등부 종합대상 정무 제1장관 상, 제2회 국창 임방울 전승 전국 학생 판소리 경연대회 중등부 대상, 제10회 진도 남도민요 전국 경창대회 명창부 대상 같은 상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중앙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사진제공 이경아명창
@사진제공 이경아명창

 

-국악인으로 활동이 쉽지만은 않았을 거 같은데요

모든 예술이 그렇지만 국악도 인정받기까지 무명 시절이 있습니다. 가요나 다른 장르에 비하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도 적고 공연을 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학원에서 강사 생활을 했는데 간혹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수업을 빼고 무대에 서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강남에 국악과 실용음악까지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했는데 사업적인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접었죠. 그 무렵 선후배들과 팀을 꾸려서 활동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은 게 벌써 10년이 됐네요.
2013년도에는 국악 단체 설립해서 발달장애 친구들로 국악 공연팀을 만들어서 16년 11월에 영천아리랑 전국 경창 대회 일반부 동상도 받고 저도 중간에 대회도 나가고 했는데 대회 준비와 3년 정도 산속에서 소리 공부를 하느라 외부 활동을 쉬고 재충전했어요. 그리고 지금도 계속 소리 공부를 하는 중이고요.

 

- 인천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알려주세요.

큰 상도 받고 인천에서 활동하면서 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학교에서 아리랑에 대해 강의하면서 진도아리랑, 정선아리랑을 비롯한 전국 팔도에 아리랑이 있는데 인천은 경기민요에 영향을 받기에는 지역 특성이 다르다는 생각에 찾아보다 ‘인천 아리랑’에 존재를 알게 됐어요.
들어보니 인천 아리랑이 태어난 게 일제 강점기 경인 철도 노역 현장이라 그런지 농사지으면 부르는 아리랑과는 다른 힘들고 희망이 없는 노동요에 느낌이 나서 대중화를 위해서는 조금은 밝고 재미가 있어야 할 거 같다는 마음에서 새로운 해석으로 만들어봤어요.
작년 3월에 인천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인천 시민에게 들려주는 이경아의 축원’ 공연을 시작으로 4월에는 동초제 심청가 싱글앨범 내고 인천 무형문화재 전수관에서 '이경아 동초제 심청가 완창' 발표를 했어요. 같은 달 '심청을 기리는 야외 공연'을 백령도 심청각에서 선보였어요.
오랜만에 어머니( 조영자 명창) 반주와 무용에 맞춰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대목과 함께 심청이 넋을 기리기 위한 씻김굿 공연도 함께했죠.

 

@사진제공 조경아 명창
@사진제공 이경아 명창

 

- 국악에 입문한 걸 후회한 적은 없으신가요?
케이팝이나 트로트가 한참 대세이기도 하잖아요. 요즘은 어머니들이 어릴 때 국악을 가르치는데 트로트를 시키기 위해 가르친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안타까운 현실인 것 같아서 그렇게 지지하는 쪽은 아닌데 결국 문제는 대중성의 문제잖아요.
판소리가 대중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고 그랬더라면 굳이 트로트를 하지는 않았겠죠. 이게 되지 않으니까, 후배들이 자꾸 그쪽으로 방향을 틀고 이러는 건데 솔직히 저도 한때는 고민한 적도 있어요.
지금은 그래도 누군가는 지켜야겠다는 저만의 신념이 선거 같아요. 무대에 설 때 가요 같은 걸 들려드리기는 하지만 국악가요와 함께 다섯 곡을 부른다면 그중에 한 곡은 꼭 전통 소리를 한번 들려 드리자는 소신이 있어요. 아는 만큼 보이는 거니까 우리 소리를 접할 기회가 없다 보니 관심에서도 멀어진다고 생각해요.

 

- 인천시나 문화재단 등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금액적인 지원이 된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거기에 대해서 제가 전체 예산에서 얼마를 국악인을 위해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는 그런 건 모르겠어요. 다만 미술, 클래식 음악, 공연 등에 비하면 국악 예산이 미흡한 게 현실이에요. 공연 기회도 적은 편이고요. 인천에도 서울보다 많지는 않지만, 활동하는 선후배 국악인들이 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인천에 국악인들에게도 좀 더 많은 관심을 두셨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공연으로라도 좀 대중을 만날 수 있게 지원을 바라고 그 무대에서 인천 국악인들이 섰으면 좋겠다는 거죠.

 

@이경아명창
@사진제공 이경아 명창

 

- 올해 예정된 공연이나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부탁합니다.
제가 심청가에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인당수 배경이 백령도잖아요. 그래서 이게 뭔가 숙명처럼 내가 심청가를 해야 하나 보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올해도 심청가 완창 발표를 두 번 했어요. 근데 완창 발표가 4~5시간이 걸리니 공연자도 그렇고 관객들도 정말 좋아하지 않고서는 끝까지 함께 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니죠.
그래도 숙제처럼 일 년에 한두 번이라도 꼭 완창 무대에 서자라는 생각입니다. 가을에는 추석도 있고 하니까 대중성을 위해서 전통과 퓨전을 접목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우리 소리와 함께 강강술래 같은 것도 관객들과 함께 놀기도 하고 트로트와 접목한 퓨전 같은 것도 준비해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자는 생각이거든요.

 

-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주변에서 관심을 두시는 분들이 조금씩 많아져서 희망은 있다고 느껴져요.

윤혜영 연수구 의원 같은 경우도 정치에 인문 하기 전부터 인연이 됐는데 조언과 격려를 해주시고 좋은 분들도 소개를 해주셔서 많은 힘이 되고 있어요.
고전 음악이라고도 표현을 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이 고전이 갖는 힘이 검증됐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몇백 년이 지나서도 전해 내려온다는 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된 거로 생각해요. 고전 문학이나 음악도 그렇고 가치가 있으니 계승되는 거잖아요.
올해 인천시 교육청에서도 2024' 예술로" 이음 사업으로 화가분들이 학교를 찾아가서 전시도 하고 작품에 대한 설명도 해주는 사업을 진행하시는 기사를 봤는데 판소리도 그런 사업을 통해 학생들과 가까워지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외면하지 마시고 우리 소리도 한번 관심을 가질 만한 거로 생각해 주시고 관심을 두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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