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박영근작품상에 박한 시인의 '뒤집힌 꽃잎-바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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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박영근작품상에 박한 시인의 '뒤집힌 꽃잎-바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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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4.2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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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인천 신트리공원 박영근 시비 앞에서 시상식

<박영근시인기념사업회>(회장 서홍관)는 제10회 박영근작품상에 박한 시인의 「뒤집힌 꽃잎-바다의 노래」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박한 시인(39)은 2018년 지용신인문학상에 ‘순한 골목’으로 당선됐으며, 2019년 경기문화재단 유망작가로 선정됐다. 2023년 시집 『기침이 나지 않는 저녁』을 출간했다.

시상식은 오는 5월 11일(토) 오후 4시 인천 신트리 공원 박영근 시비 앞에서 열린다. 상금은 200만원이다. 제10회 박영근작품상 심사 위원에는 이설야 시인, 오창은 문학평론가, 박일환 시인이 참여했다.

박영근작품상은 전년도에 발표된 작품 중에서 박영근시인의 시 정신을 잇는 빼어난 작품 1편을 선정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치열하게 창작하는 시인을 지원하고 격려할 수 있도록 한다.

제1회 수상작은 문동만 시인의 「소금 속에 눕히며」, 제2회 수상작은 박승민 시인의 「살아 있는 구간」, 3회 수상작은 성윤석 시인의 「셋방 있음」, 제4회 수상작은 김수상 시인의 「미움은 미워하며 자라고 사랑은 사랑하며 자란다」, 제5회 수상작은 조성웅 시인의 「위험에 익숙해져갔다」, 제6회 수상작은 권혁소 시인의 「우리가 너무 가엾다」, 제7회 수상작은 김성규 시인의 「굴뚝」, 제8회 수상작은 이설야 시인의 「앵무새를 잃어버린 아이」, 9회 수상작은 허유미 시인의 「첫물질」 이 수상했다.

 

박한 시인
박한 시인

 

<수상작>

뒤집힌 꽃잎

   -바다의 노래

박한

 

별이 떠 있나요 기다리는 곳에

밤새 이슬들이 무겁진 않나요

난 떠나온 곳에 바람만 외웠어요

파도를 아무리 뒤적여봐도 소용없어요

 

여긴 들어오지 마세요

어둠과 날숨들이 엉킨 이곳은

뒤집힌 꽃잎

 

종이 치질 않네요 아직 밤인가요

늦지 않았다면 이제 사과할게요

별을 바라보며 사랑을 꿈꿨고

누군가 그리울 땐 꽃을 꺾었죠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나는 분명 봄이었는데

겨울나무들처럼 온몸을 잃어버린

뒤집힌 꽃잎

 

난 이제 알았어요

별이 이토록 어둡다는 것을

그리고 내 영혼이 이렇게 무겁다는 것을

 

어머니, 울지 말아요

난 이제 그만 어두워질게요

다만 내 이름은 꽃잎이라 기억해줘요

깊은 바닷속, 종소리 들리지 않겠지만

이 수업도 어쨌든 끝이 나겠죠

 

 

(기침이 나지 않는 저녁, 삶창,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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