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품과 같은 제주 새별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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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품과 같은 제주 새별오름
  • 전갑남 객원기자
  • 승인 2023.12.0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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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제주여행1] 억새의 물결로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다!
새별오름의 정상. 해발 519.3m이다.
새별오름의 정상. 해발 519.3m이다.

 

제주도에서 듣는 '오름'이란 단어가 좀 낯설다. 여기선 화산활동을 통해 형성된 봉우리를 뜻하는 '()'을 의미한단다. 오름은 어찌 보면 야산이나 뒷동산 같은 느낌인데, 제주 오름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졌다는 데 차이가 있다.

제주도를 마치 지배하듯 우뚝 서 있는 남한의 최고봉 한라산! 그리고 수많은 제주 오름은 화산이 분출하여 한라산과 제주도가 만들어질 때, 기생화산인 오름이 형성된 것이다. 오름은 흰죽을 끓일 때 뽀글뽀글 거품이 생겨 그것이 굳어졌다고 이해하면 된다. 제주도에는 이렇게 생긴 높고 낮은 오름이 무려 360여 개나 있다.

제주도에 여러 번 다녀가면서 한두 개 오름을 산책하듯 오른 적이 있다. 같은 듯하지만 오름마다 새롭고 색다른 맛이 있었다.

 

새별오름에서 보이는 크고 작은 제주 오름들.
제주도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오름. 억새밭이 참 아름답다.
제주도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오름. 억새밭이 참 아름답다.

 

제주 사람들은 오름에 기대여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오름은 제주인의 삶의 터전이자, 또한 제주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천혜의 자연인 셈이다.

이번 초겨울 제주 여행에서 어떤 오름을 가볼까?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새별오름! 이름이 참 예쁘다. 새별오름은 저녁 하늘 샛별처럼 홀로 서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정월대보름 제주들불축제가 펼쳐지는 새별오름.

 

새별오름이 유명한 것은 매년 제주들불축제가 개최되고 있어서다. 정월대보름을 전후하여 열리는데, 오름 전체를 태우는 행사라 한다. 이는 오름 본래 모습을 보존하고, 새로 돋아날 가을 억새꽃을 선물하는 행사이다.

 

'오름'은 올라야 멋을 알 수 있다!

밑에서 바라보는 새별오름은 억새가 온통 하얗게 피어 색이 바랬어도 장관이다. 지금 이맘때 제주는 보이는 곳마다 억새가 하늘하늘 손짓하는데, 거대한 오름에 피어있는 억새 물결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한다.

좀 가파른 왼쪽으로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했다. 야자 매트가 깔린 데다가 밧줄로 계단을 만들어 미끄럽지 않게 하였다. 날씨는 포근하고, 하늘도 맑다. 조금 올라왔는데도 발아래 펼쳐지는 풍경은 눈을 한곳에 멈출 수가 없을 정도이다.

제주 여러 오름 중에서 새별오름은 등반 난이도는 중 정도. 하지만 가파른 길은 숨이 턱에 차오른다. 오를수록 바람은 힘차고, 억새 키는 낮아지면서 양도 줄어든다.

 

새별오름에 오른 길이 가파르다. 주위의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된다.

 

앞서가는 부부로 보이는 분들이 탄성을 지른다.

"! 공기 하나는 끝내주네! 그리고 저 발아래를 보라구! 저 물결치는 억새 물결에 가슴이 다 시원하지 않아?“

"피어나는 구름은 손에 잡힐 것 같은데!“

 

새별오름은 역새가 피어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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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별오름의 억새물결! 바람소리와 함께 큰 선물을 안겨준다.
풍력발전기 풍차가 있는 제주도.
풍력발전기 풍차가 있는 제주도.

 

오름의 뜻은 올라간다는 뜻이지 않은가? 힘들어도 저마다 씩씩하게 오른다. 겨드랑이에 땀이 벌써 흠뻑 젖는다. 사방 시야가 확 트인 곳에서 숨을 고른다. 저 멀리 풍력발전기 풍차가 이국적이다.

정상을 향하는 능선은 완만한 평지로 이어진다. 능선이 부드럽다. 발걸음도 가볍다.

드디어 새별오름 정상! 해발 519.3m이다. 확 트인 풍광! 제주도가 한눈에 다 보이는 듯싶다. 아스라이 보이는 구름 속 한라산이 신비롭다. 산 아래 파릇파릇 녹색의 밭은 뭐가 자라고 있을까? 밭을 바라보니 제주도는 겨울이 아니라 봄이 벌써 온 것 같다.

 

포근한 느낌의 새별오름

잠시 넋을 놓고 자연 속으로 빠져본다. 세상 시름을 씻어내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멍때림의 시간은 이런 곳에 즐기는 듯싶다. 올라오길 참 잘했다. 여행의 맛과 함께 오름의 참맛을 한꺼번에 느낀다.

떨어지지 발길을 옮긴다. 오르던 길 반대쪽에도 길이 나 있다. 내려가는 길은 한결 편안하다. 억새의 숲이 다시 멋진 풍광으로 펼쳐진다.

길동무한 일행과 느낌을 나눴다.

", 오름이 말이에요. 여인의 젖무덤만큼이나 풍만하네요."

"난 그 옛날 위세가 대단한 왕릉처럼 보이는걸요?“

화산활동으로 자연이 만들어놓은 오름에 억새가 장관을 이뤄놓은 예술작품! 포근한 오름이 있어 어머니의 품과 같은 우리나라 제주도가 참 좋다.

 

어머니의 품과 같은 따뜻함을 주는 새별오름.
어머니의 품과 같은 따뜻함을 주는 새별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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