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거래도 여전해... 매물 증가율은 인천서 가장 높아
분양시장도 부진... “고분양가·소형 등 미분양 불가피”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값이 회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분양시장에서는 부진이 이어지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줄다리기가 여전한 데다 매물도 다시 늘고 있어 집값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1주(2일 기준)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상승했다.
지난주(0.10%) 대비 0.02%p 오른 것이자 하락에서 상승 전환한 올 4월 17일(0.01%) 이후 24주 연속 오름세다.
송도국제도시는 정주 여건이 양호하거나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대단지, 중대형 평형대를 중심으로 집값 회복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연수구 송도동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전용 134.96㎡는 지난달 21일 13억원(42층)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최저가인 올 2월 8억9,000만원(38층)과 비교하면 4억원 넘게 오른 가격이다.
같은 동에 있는 ‘송도더샵하버뷰13단지’ 전용 120.312㎡는 지난달 15일 11억8,000만원(5층)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직전 거래가인 올 1월 9억8,000만원(2층) 대비 2억원 상승했다.
송도동 ‘송도더샵퍼스트파크F14블록’ 전용 95.81㎡는 올 6월 10억9,000만원(11층)에서 지난달 22일 11억9,000만원(26층)으로 실거래가가 1억원 올랐다.
반면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도 여전하다.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7583㎡는 지난달 24일 6억1,000만원(28층)에 직거래됐다. 연내 최고가인 올 5월 8억4,200만원(25층)과 비교하면 2억원 넘게 하락한 것이다.
같은 동에 있는 ‘송도SK뷰’ 전용 84.65㎡는 이달 2일 7억2,000만원(28층)에 팔려 올해 최고가인 올 8월 8억원(36층)보다 8,000만원 낮았다. 해당 평형대는 2021년 8월 10억5,000만원(16층)까지 거래됐지만 최근 실거래가가 7억원 초중반 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매도 물량도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수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6,219건으로 3달 전(5,499건)보다 13.0% 늘었다.
인천 8개 구 가운데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송도동의 경우 17.0%(3,589건→4,202건)나 증가했다.
송도국제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송도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바닥을 친 이후에는 속도가 더디고 거래도 많은 상황이 아니다”며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 속에 금리 인상 우려 등도 있어 집값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청약 시장에서는 이른바 ‘줍줍’(무순위 청약)도 나오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송도동 ‘월드메르디앙송도’는 전날 특별공급 청약 접수를 진행 결과 75가구 중 24명이 신청해 소진율이 32%에 그쳤다.
해당 단지는 송도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1공구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분양을 진행했으나 소형 아파트와 고분양가 논란 등에 대규모 미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총 128가구, 4개 동 규모의 소형 아파트인 월드메르디앙 송도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525만원으로 임의공급(무순위)을 진행한 인근 ‘송도하늘채아이비원’(2,330만원)보다 높다.
같은 동에 있는 ‘송도아리스타프라임(90가구)’은 지난 2월 준공했지만 입주자를 구하지 못해 지난달 18~19일 2가구에 대해 무순위 사후 3차 접수까지 진행했다.
지역 내 분양업계 관계자는 “송도는 대단지나 브랜드 아파트가 많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단지는 수요자들이 입주를 꺼려한다“며 ”소형 아파트 단지나 분양가가 비싼 곳은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