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녀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함께하지 못해, 고생 많이 하고, 긴 시간을 돌아 행복을 찾은 가족 얘기를 해볼까 한다.

2020년 8월 한 아동과 아버님이 우리 기관을 찾아 오셨다. 보통은 어머님과 함께 오시는데 아버님과 방문하셨다. 깔끔하고 단정한 차림이셨다.

 '공무원 이신가?' 내심 생각하며,  

"어떻게 오셨나요?"

"네 우리 아들에 대해 상담 드리러 왔습니다."

초등 6년인 L아동은 손이 귀한 집안의 자손으로 유아기를 외가에서 보냈다고 했다. 양가 집안에서 모든 관심과 사랑을 독차지 하며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L아동 외조부모님들은 정이 많으신 분들이지만, 시골 분들이라 감정 표현을 잘 못하셨다. 물론 L아동 부모님도 그리 살가운 성격은 아니셔서 감정 표현을 잘 못하신다고 했다.

자녀 바라보는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데도 그 감정을 표현 못하셨다.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그리고 그 문제가 유아기에서 부터 현재까지 쭉 그렇다면, 문제가 생길 수 도 있겠는데...' 

타 기관에서 검사한 결과지가 있어서 평가없이 치료에 들어갔고, 아니나 다를까 우리 소장님과 L아동이 막 친해질 무렵 사건이 터졌다. 

소장님 손등을 보니 피멍이 들어있었다. L아동은 제대로 좋은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었다. 하여 좋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몰랐던 것이다.

소장님이 관심이 가고 편하니 그 편한 기분을 꼬집는 것으로 표현 한 것이다. L아동 아버님이 죄송해 하시며 안절부절 못하셨다. 먼저 소장님 손등에 응급처치를 하고, 보내드린 후 아버님께 조용히 말씀드렸다.

 

"우려한 결과가 나타났네요."

"네?"

"그게 무슨 말씀 이신가요?"

"아드님이 감정표현에 서툴러서 그래요."

"네?"

 많이 놀라신 모양이다.

 

"보통 감정에 서투른 분들이 있쟎아요?"

"좋으면 막 깨물고 그러는 분들요."

"그런 분들처럼 너무 좋거나 흥분하면, 그 대상에게 오히려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있는데요, 미숙하고 잘못된 방법으로 아드님이 소장님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어찌해야 하나요?"

"상대를 좋아하는 표현법을 아드님에게 알려줘야죠!"

"다음 치료부터 사모님을 모시고 세분이 함께 방문하세요."

"그리고 방문하시는 날엔 세분이 꼭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세요."

"아드님 앞에서 두분이 사랑하는 모습을 자주 표현해 주세요."

"스킨쉽도 많이 하시구요."

 

 

어려운 요구였는데 L아동부는 정말 실행하셨다.

하루 날 잡아 온가족이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치료실을 방문하셨다.

사랑을 자주 표현하다보니 서먹서먹하던 두분 사이도 좋아지셨다. 덩달아 L아동도 바람직한 관심 표현 방법을 알게 되었다. 현재 L아동은 중학2년에 재학중이며 즐겁게 공부도 잘 하고 있다.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기기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못할 일이 이 뿐인가 하노라."

 

보모님께 효도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의미의 시조이다.

자녀도 마찬가지이다.

자녀가 부모의 사랑을 필요로 할 때 가능하다면 옆에 있어주시라.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