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에서 벗어나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 가진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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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에서 벗어나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 가진 태도
  • 최원영
  • 승인 2023.08.28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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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119화

 

오늘은 지난주에 전해드린 강신주의 교수님의 책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에서 다룬 바 있는 서암스님의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기억나시죠? 스님이 매일 아침 일어나 깨끗이 씻은 다음에 홀로 방에 앉아 자문자답하신 이야기였는데요. 다시 한번 떠올려보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고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주인공!” “예!”

“깨어 있어야 한다!” “예!”

“남에게 속지 마라!” “예!”

 

저자는 서암스님의 이 화두를 전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 모습이 아니라 타자가 바라는 모습이 되려고 얼마나 나를 부정하며 살았나? 그만큼 스스로 행복을 포기해 온 것은 아닐까. 그러니 남에게 속아선 안 된다.”

“노예가 아니라 주인으로 사는 게 열반이다. 이제 분명해졌다. 서암 사언스님(850-910)이 왜 아침마다 자신을 ‘주인공’이라 불렀는지 말이다. 서암은 깨달음이란 바로 주인으로 사는 데 있음을 알았던 것이다. 그러기에 스님은 단순히 ‘주인’이라 하지 않고 거기에 존경을 뜻하는 공을 붙인 거다.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면 이미 부처가 된 것인데, 어찌 부처에게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있겠나.”

“싯다르타가 임종하려 할 때 제자들이 슬퍼했다. 그들에게 그가 마지막 사자후를 토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개나리는 개나리로 만개하고, 장미는 장미로 만개할 뿐이다. 그러니 남을 모방하지 말고 오직 자기만의 꽃을 피우라고 말이다.”

“철학자 니체도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빌려 자신의 제자들에게 말했다. ‘나를 버리고 그대들 자신을 찾도록 하라. 그리하여 그대들 모두가 나를 부정하게 된다면, 그때 내가 다시 그대들에게 돌아오리라.’ 일체의 외적 권위에 기대거나 모방하지 말라는 명령이다.”

“주인이 된다는 말을 오해하지 말라. 그것이 독재자나 잔혹한 자본가처럼 누군가를 노예처럼 부린다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주인이 된다는 것은 곧 내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 즉 나 자신이 가진 잠재성을 활짝 꽃피우며 사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진정한 주인은 타인을 노예로 부리지 않는 법이다. 타인을 노예로 부리는 자는 겉으로는 주인처럼 보이나 실제 노예다.”

그렇습니다. 마마보이처럼 엄마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노예처럼 사는 것입니다. 삶의 주인은 ‘나’이어야 합니다. 엄마가 밥을 차려 주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사람이 마마보이입니다. 바로 엄마의 노예입니다. 자신의 행복과 불행을 엄마에게 모두 맡긴 꼴입니다. 소위 ‘이념’이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수’든 ‘진보’든 목적은 모두 같습니다. 바로 ‘국민의 행복’입니다. 그리고 그 ‘국민의 행복’에 이르기 위한 방법과 수단만이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하나의 이념만이 옳은 것이라며 상대를 제거하려고 합니다. 제거해야만이 행복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 또한 이념의 노예가 아닐까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한 인간의 노력은 서암스님의 꾸중처럼 나 스스로가 가장 자유로운 상태, 즉 자유인으로 살아가려는 노력이 전제될 때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홀로 설 수 있는 자유인이 되었을 때 비로소 나와 다른 사람들, 나와 다른 이념들, 나와 다른 신앙을 가진 사람들과 벗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스님은 ‘남에게 속지 마라’고, 자유인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야 삶의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가르치고 계십니다.

이제야 서암스님이 던지신 화두가 비로소 이해가 됩니다. 그리고 저도 이 시간부터는 스님의 화두를 가슴에 품고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주인공이어야 한다.”

“깨어 있어야 한다.”

“남에게 속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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