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과 분노가 많은 사람이 깨달아야 할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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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과 분노가 많은 사람이 깨달아야 할 한 가지
  • 최원영
  • 승인 2023.08.14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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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117화

 

 

 

누구나 생각하고 판단하며 삽니다. 그래서 자기의 삶은 늘 옳다고 여기며 삽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삶이 정말로 옳은 것이 아니라, ‘중심적인 이기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왜곡해서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기 때문에 옳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도대체 는 어떤 사람이고 또 어떤 삶을 사는 사람일까요?

아동문학가 정채봉 님의 나는 너다에 나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접하면서 부끄러운 저의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는 동네 길을 어제처럼 발한테 맡기고 걷다가 공사 중인 하수도 구멍 속으로 빠졌다. 투덜거렸다.

재수가 더럽게 없는 날이군. 일 년째 눈 감고 다녀도 아무 일 없더니.”

 

그는 발명품 전시회장에 가서 중얼거린다.

아하, 내가 발명하려고 했던 것이 벌써 나왔구나. 복사기도 그랬었지. 아이디어는 내가 먼저였는데 말이야.”

 

그의 방에는 가구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는 그것들에 갇혀서 어깨 한번, 허리 한번 마음껏 펴지도 못한다. 텔레비전이 부르면 텔레비전에게 달려가고, 전축이 부르면 전축 앞으로 대령한다. 그리고 그는 날마다 결심한다.

오늘은 그냥 이대로. 그러나 내일부터는.’

오늘 하루만. 그러나 내일부터는.’

내일 두고 보자.’

 

친구를 모함한다. 교회에 가서 빈다. 친구를 다시 모함한다. 교회 가서 다시 빈다. 이번엔 교회에 가서 빌 거리를 만들기 위해 친구를 모함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화제에는 절대 궁하지 않다. 유명 여배우의 간통 사건, 상대방의 신상명세와 자주 드나들던 호텔 이름과 방 호수, 유명가수의 키와 몸무게와 가슴둘레며 좋아하는 음식이나 키우는 개 이름, 유명 운동선수의 타율과 홈런, 도루 기록, 잘 부르는 노래 곡명, 승용차 이름과 번호 등 모르는 게 없다.

 

그러나 그가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자기 자신에 관한 것 말이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지?’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지?’

 

그는 우연히 코미디극을 보았다. 자기 생각이라고는 일 푼어치도 없이 그저 로봇처럼 움직이다가 하수구에 빠지는 배우를 보고 그는 배를 잡고 웃었다.

저런 녀석도 사람이라니.’

 

동화 속의 주인공이 곧 제 모습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저는 저를 보지 못하고 늘 남만 바라보았습니다. 저를 탓하지 못하고 늘 남을 탓했습니다. 그래서 제 가슴에 남은 것은 분노와 원망뿐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젊은 시절의 제 모습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습니다.

나는 당신입니다(안도현)에서 저자는 돌 위에 새긴 생각이란 정민 씨의 글 일부를 들려줍니다.

 

못생긴 산속의 나무는

거들떠보는 이가 한 사람도 없지만

제 생긴 그대로 살아간다.

어여쁜 새는 조롱 속에 살면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지만

좁은 새장 안에서 주는 모이만 먹다가

생을 마친다.

 

 

이제부터라도 저는 못생긴 나무일지라도 산속에서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저는 주인이 모이를 주지 않고 물을 주지 않으면 주인을 원망하고 분노하는 새장 속 새로 살아왔습니다. 아내에게 바라고 벗들에게 바라고 세상에게 바라며 살았던 나날들, 그래서 늘 먹을 것을 달라고 소리치며 살아왔던 그 새장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습니다.

이제는 굳게 닫혀만 있던 새장의 문을 활짝 열어야겠습니다. 그래서 자유롭게 창공을 훨훨 나는 새가 되어야겠습니다. 하늘을 나는 데 아무리 힘이 들더라도 이제는 그래야겠다고, 그렇게 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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