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 백지화 논란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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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 백지화 논란을 보며
  • 전영우
  • 승인 2023.08.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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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전영우 / 인천생각협동조합 이사장
연수문화예술회관 조감도
연수문화예술회관 조감도

 

연수구에서 작년 4월에 착공하여 건립을 추진하던 연수문화예술회관 사업이 백지화되었고, 그 배경을 놓고 지역사회에서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이미 착공된 문화 시설물 건립이 신임 구청장 취임 이후 갑자기 취소되었고, 이미 투입된 26억 원의 사업비를 회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시민들의 심경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연수구는 증가된 사업비와 사업타당성 분석을 근거로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그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 많을 것이다.

연수문화예술회관은 전임 구청장 시절에 결정되어 작년 4월에 이미 착공하여 건립이 시작된 상황이었으나 작년 7월 신임 청장이 취임한 직후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 관련 용도변경 등 사업시행계획 변경 검토”를 사유로 공사가 중단되었다. 그리고 올해 연수구에서는 건립비용 증가와 사업타당성 분석 결과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다.

7월 5일자 [인천in] 기사에 의하면, 연수구는 사업비 증가에 따라 사업타당성 재조사를 실시하였고, 지난 6월 말에 최종 결과가 도출되었는데,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구의 재정을 악화시킬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을 중단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연수구는 또한 타당성 조사 결과 및 대체 사업 추진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고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수요자 중심의 대체 시설 건립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 국회의원(연수구갑) 박찬대 의원의 발표에 의하면 연수문화예술회관 건립 중단에 관련한 연수구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의 자료에 의하면 연수구는 지난해 11월 7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에 연수문화예술회관 타당성 조사를 의뢰했고, 불과 11일 이후인 11월 18일에 시공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수문화예술회관 신축 부지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 것은 올해 6월 말이니, 연수구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기 훨씬 전에 이미 계약해지를 했다. 그것도 조사 의뢰를 하고 난 후 고작 11일 이후인 작년 11월 18일에 시공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는 것은, 타당성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연수구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중단할 것을 결정해 놓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8월 1일자 [인천in] 기사에 의하면 작년 7월 신임 구청장 취임 직후 문화예술회관 부지에 복합체육시설을 검토하겠다고 시공업체에 공사중단을 통보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연수구가 실시한 타당성 조사는 요식행위에 불과하지 않았는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문화예술회관이건 복합체육시설이건, 건물이 중요한 것은 사실 아니다. 체육도 문화이고 예술도 문화이니 문화시설을 건립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어떤 시설이 들어와도 무방하다. 물론 연수구에서 발표했듯이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고 활용도가 높은 시설이 건립되는 것을 전제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이다. 어떤 콘텐츠가 제공될 것이며 주민들에게 어떤 문화적 향유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지, 건축물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작금의 논란과 같이 문화 시설물의 성격이 정권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그 배경이 구청에서 발표한 것과 같이 진정 타당성의 문제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문화 발전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역 주민들간 갈등을 조장하고 혈세만 낭비하는 일이 될 것 같아 보여 우려가 된다.

연수구에서 추진하는 문화 사업이 제대로 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며, 아울러 연수구 정부는 지역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여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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