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를 이끌 리더십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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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를 이끌 리더십이 안보인다
  • 전영우
  • 승인 2023.06.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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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전영우 / 인천생각협동조합 이사장

 

대한민국에서 가장 첨예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이슈를 꼽아본다면 단연 “교육” 특히 대학입시 관련 문제일 것이다.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최근 대통령의 발언이 풍파를 불러일으켰고, 서둘러 수습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논란을 키웠다.

애초에 논란이 된 발언의 핵심은 수능 문제는 교과서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출제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는 곧 수능의 변별력 문제로 확산되었다가, 사교육 문제로 비화되었다. 처음 대통령의 발언이 경솔한 발언으로 논란이 되자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계속 논점이 바뀌며 교육현장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대통령이 무슨 의미로 수능이 교과서 위주로 출제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는지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겠다. 사실 공교육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진 내용을 기본으로 수능 문제가 출제되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사교육에 의존해야 높은 점수가 가능한 현재의 수능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왜 수능에 소위 킬러 문제라는 것이 출제되고, 사교육이 성행하게 되었는지 문제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했다면, 수능을 얼마 앞둔 시점에서 이렇게 경솔한 발언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리더가 본질적 문제에 대한 고민과 이해 없이 피상적 현상에 대한 즉흥적 발언을 이어간다면, 사회적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필연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첨예한 이슈인 대학입시는 말할 나위도 없다.

대통령의 경솔한 발언에 대해 이렇듯 장황하게 글을 늘어놓은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의 장도 지역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와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교육처럼 첨예한 문제는 아닐지 모르나, 문화는 지역 사회 발전에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문제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화는 지금 당장 시급한 현안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고,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기도 하기에 항상 문화와 관련한 인천시의 정책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지만, 사실 가장 핵심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문화에 놓여있다.

유감스럽게도 문화와 관련하여 현 인천시 정부의 정책에 대해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문화와 관련한 철학이나 비전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적인 건설 사업만 두드러지게 눈에 보일 뿐, 소프트 파워를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철학은 잘 보이지 않는다. 토목과 건설도 문화의 일부라고 할 수 있겠으나,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착하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문화 발전에 대한 철학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글쓴이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사실 이런 측면은 현 정부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더구나 인천시의 문화를 가장 일선에서 담당하고 있는 인천문화재단에 대해 인천시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는커녕 재단을 흔들려고 한다는 비판이 최근 회자되고 있다. 그동안 인천시 정부의 수장이 여러 번 바뀌었어도 인천문화재단의 독립성은 비교적 잘 지켜졌는데, 문화가 정치에 의해 좌우되면 안된다는 측면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런 원칙이 최근 흔들리는 듯하여 유감스럽고, 그렇기에 시정을 궁극적으로 책임지는 시장의 리더십이 아쉬운 시점이기도 하다.

이런 쓸데없는 논란을 방지하려면 장기적인 비전과 확고한 철학에 기반을 둔 구체적인 문화정책이 제시되고,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고 추진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미 종합적인 문화발전 관련한 계획도 과거 여러 번 수립되었으니, 기존 계획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를 떠나서 장기적 인천 문화 발전을 위한 시장의 리더십과 인천시 구성원들의 전향적이고 능동적인 행동이 있어야 한다. 또한 인천문화재단이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이다.

문화 현장의 실무자들이 정권의 눈치 보지 않고 문화 발전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인천시장이 리더십을 빌휘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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