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계단 올라 소원 이루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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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계단 올라 소원 이루는 곳
  • 김정아
  • 승인 2023.06.15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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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닥속닥 인천 설화]
(17) 영험한 기운의 석모도 보문사

강화도 석모도에는 신라 선덕여왕 4년(635)에 회정대사가 세웠다고 하는 보문사라는 유명한 절이 있다. 이 절의 창건에는 다음과 같은 연기설화(緣起說話)가 전한다.

어느 날 마을 어부들이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어부들이 그물을 당겨 보니 보통 때와는 달리 묵직한 느낌이 느껴졌다.

큰 기대를 가지고 끌어올린 그물에는 그러나 고기는 한 마리도 없고 돌로 만든 자그마한 불상들만이 있었다. 실망한 어부들은 불상들을 도로 바다에 버리고 다시 그물을 던졌다. 이상하게 그들은 한 마리의 고기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날 밤 한 어부의 꿈에 나이 드신 스님이 나타났다.

“자네가 오늘 바다에서 끌어올렸다 버린 동자 불상은 인도에서 싣고 오다가 배가 파선하면서 물에 빠진 것이다. 그러니 그 불상들을 잘 모시면 자네들은 반드시 부처님이 베푸는 복을 받을 것이다.”

이튿날 동네 어부들은 다시 바다로 나갔다. 그들이 던진 그물에는 어제와 같이 아기 불상 23개가 올라왔다. 어부들은 어제와는 달리 정성스럽게 그 불상들을 모시고 보문사의 석굴로 왔다. 그리고 그 안에다 단을 만들어 석불을 모시고 모두 무릎을 꿇었다. 어부들은 두 손 모아 조용하게 아기 불상에게 자신들의 소원을 빌기 시작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 후 어부들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졌다고 한다.

 

소원성취01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3
소원성취01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3

 

커다란 자연 암벽에 동굴과 같은 석실에는 23개의 작은 불상은 모셔져 있다. 제2의 석굴암이라고 알려져 있는 보문사 석실은 (인천시 유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되어 있다.

이 밖에 이 절에는 마애석불좌상과 천인대(千人臺)가 있다.

천인대는 길이 40m, 폭 5m의 큰 바위이다. 이 절의 창건 당시 서역(西域)의 고승이 이 천인대에 불상을 모시고 날아왔다는 전설이 있다. 그 뒤 이 바위는 법회 때 설법하는 장소로도 사용되었는데, 이 바위 위에 1,000명이 앉을 수 있다고 하여 천인대라고 명명하였다. 와불상은 전각을 꽉 채울 만큼 거대하고 웅장하며, 이곳에도 참배하며 기도하는 이가 많다.

 

소원성취02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3
소원성취02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3

 

마애석불좌상은 1928년에 금강산 표훈사(表訓寺)의 승려인 이화응(李華應)이 보문사 주지 배선주와 함께 조각한 것으로, 높이 9.2m, 폭 3.3m이다. 석불좌상의 상부에는 거대한 눈썹바위가 있고, 좌측에는 비명(碑銘)이 있으며, 불상 앞에는 소규모의 석등이 있다. 이곳에 닿으려면 소원이 이루워지는 계단 400여개를 올라야 하는데, 한 걸음 뗄 때마다 소원을 담아 마음에 정성을 더하다 보면 눈 앞으로 석모도 앞바다가 파노라마도 펼쳐진다.

 

소원성취03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3
소원성취03_36.0x25.5cm_종이 위 채색_2023

 

서해를 바라보고 있는 보문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국내 3대 해상 관음 성지로 꼽히고 있으며,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는 전설이 있다. 덕분에 소원 성취 기도처로 유명하며, 사람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착한이 에게는 축복의 촛불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애정의 등불을, 병고에 시달리는 이에게는 쾌유의 촛불을, 불교를 모르는 이에게는 인연의 등을, 모든 영가에게는 왕생극락의 촛불을, 소원성취하세요.”

참고) 인천광역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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