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세웅 "무산된 우리들의 꿈, 다시금 현실로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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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무산된 우리들의 꿈, 다시금 현실로 만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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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1.2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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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완성 인천시민행동’ 함세웅 신부 초청 강연

“45년 해방 이후에도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4.19, 5.18, 6월 민주항쟁 때도 청년과 학생들이 앞장섰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작금의 현실은 그들을 이기심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

80세의 노 신부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이 지난 21일 오후 6시30분 ‘촛불혁명완성 인천시민행동’ 초청으로 인천을 방문해 ‘내 삶을 지키는 선택! 인천의 선택은?’을 주제로 강연했다.

중구 답동성당 내 사회사목센터에서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시민행동 회원 등 시민사회 각계에서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함 신부는 먼저 촛불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면서 “촛불은 빛을 발하는 만큼 자기 스스로를 태운다, 희생과 헌신을 뜻한다”고 하며 지금 이 시대에 그런 희생과 헌신이 부족해진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특히 그는 “일제 36년 치하에서 독립운동과 해방투쟁에서 청년들과 학생들, 젊은이들이 앞섰으며, 45년 해방 이후에도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4.19, 5.18. 6월 민주항쟁 때도 청년과 학생들이 앞장섰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작금의 현실은 그들을 이기심의 노예로 만들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리고 대선운동이 한창인 이때 서로들 “‘나’를 위해 선택하라고 하면서, 이번 강연 제목도 보니까 ‘내 삶을 지키는 선택’이라고 되어 있는데,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한 선택이 되어야 한다”고 따끔한 지적도 했다.

이어 “인천은 예로부터 항구도시로 배가 나가고 들어오는 길목으로 외국 문물의 유입통로가 되었고,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 왔던 도시였다”며 “오글 목사님과 김병상 신부님이 계셨던 곳으로 인천시민행동이 깨어있는 시민들을 모아내어 지난날 무산된 우리들의 꿈을 다시금 현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어느 한 사람이 혼자서 꿈을 꾸면 그것은 그저 꿈이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함께 꾸면 그것은 현실이 된다’는 말은 브라질의 선각자 돔 헬더 카마라 대주교가 남미의 절망적인 현실에서 비참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농민 빈민들에게 해 준 말이었다”고 강조하며 “우리도 그 꿈을 계속 함께 꿔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 꿈은 “우리 민족이 해방 직후 꿨던 꿈은 ‘민족이 하나되고 모두가 평등한 나라’였다”고 설명하고 하지만 “그 꿈은 미군정 3년과 전쟁을 거치면서 다시 친일파들이 득세하게 되면서 처참히 무산되었다”며 바로 그 무산된 꿈을 모두가 다시 계속 꿔야 하지 않겠느냐고 역설했다.

함신부는 1989년 방한했던 카마라 주교님과의 만남에서 경험했던 깨달음을 얘기하면서 그 분이 했던 말씀 “내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그들은 나를 성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내가 왜 그들이 가난한지 이유를 물으면 그들은 나를 공산주의자라고 부른다.”을 상기시키면서 “지금이야말로 모두의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종교인들부터 나서야 한다”고 했다. “시간은 time이라고 해서 지금 이 순간을 말하지만, moment는 잡아야 할 순간, 포착해야 할 시간을 뜻한다, 이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종말론적 자세라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오늘 이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함 신부는 또 문익환 목사님이 자신에게 준 깨달음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우리는 최선을 지향해야 하지만 현실에서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선택해야 하고, 최선, 차선도 없는 경우에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실천적인 지식인들이 가져야 할 태도이다”라는 말이다. 이에 유권자가 선택해야 할 기준은 민족을 위해 일할 후보, 공동체에 헌신할 후보, 겨레를 위해 일 할 수 있는 후보여야 하고, 그것을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강요하지 말고, 논쟁하지 말고, 호소하고 설득하는 자세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이날 강연은 함신부가 참석자와 함께 하는 짧은 기도로 마쳤다. 강당은 250석의 거의 절반을 채웠다. 마지막 포토타임에서 단체사진과 함께 다양한 개별 포토타임이 30분 정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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