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갯골, 미추홀구에 남은 유일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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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현갯골, 미추홀구에 남은 유일한 바다
  • 김민지 인턴기자
  • 승인 2021.11.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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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 시민로드(하) - 문화가 있는 도시]
(8) 미추홀, 황해로 나아가자 - 장정구 / 인천 환경특별시 추진단장

인천in은 올 상반기 이어 11월 2일부터 학산문화원이 진행하는 지역인문강좌 ‘미추홀 시민로드 – 문화가 있는 도시를 꿈꾸다’ 중 <미학>과 <생태자원>편을 각각 4회씩 8회에 걸쳐 요약해 싣습니다. ‘문화시민을 위한 미학’은 ‘천하의 잡것이 되어라’를 주제로 임지연 생명정치재단 상임이사가, ‘문화와 생태자원의 회복’은 ‘학익천맹꽁이의 회복’을 주제로 장정구 인천 환경특별시 추진단장이 진행합니다. 11월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오전 각각 강좌를 열고 오후에 인천in에 게재됩니다.

 

용현갯골, 미추홀구의 바다 진입로

학익천과 연결된 용현갯골(학익유수지)은 미추홀에 있는 바다 진입로다. 지금도 용현갯골을 통해 바닷물이 드나들며 바다도 볼 수도 있다. 용현갯골은 국가가 관리하는 공유수면이지만, 행정구역상 미추홀구로 분류됐다.

인천광역시 지도포탈을 통해 위성사진을 볼 수 있다. 지도포탈을 통해 가장 오래된 1947년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매립되기 전, 미추홀구에도 섬이 있었다. 바로 낙섬이다. 인하대학교 바로 앞까지 갯벌인 모습을 통해 과거 미추홀구는 갯벌이 접하는 지역임을 확인할 수 있다.

 

 

1966년 인천항을 찍은 사진에서 낙섬을 주목해야 한다. 제방이 설치된 상태지만 내부에 갯벌을 볼 수 있다. 적어도 1966년까지는 매립이 진행되지 않은 것이다. 1986년 위성사진을 통해 복개되지 않은 학익천과 매립으로 만들어진 용현갯골을 볼 수 있다. 직선 형태인 지금과 달리 용현갯골은 꺾여있는 모습이다.

 

 

현재 용현갯골 상부에서 매립이 진행 중이다. 매립 후 물류단지로 쓰일 예정이다. 과거부터 매립은 용현갯골에서 이루어졌다. 상류에 공급되는 물이 마땅치 않았고 오염물질 유입으로 악취가 심했기 때문이다. 매립은 악취를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지만, 이제는 자연 생태적 가치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물이 있어야 생명이 산다

문학산에는 산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이 2년 전 인천의 양서류 모니터링을 통해 발견했다. 최근 맹꽁이도 용현동의 드림촌 부지에서 발견됐다.

용현갯골에서는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관찰된다. 저어새는 용현갯골에서 갑문을 통해 들어온 숭어 등 먹이를 섭취하며 휴식을 취한다. 바닷새들은 갯벌이 잠겼을 때 휴식 공간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인천의 용현갯골과 남동유수지 등이 하고 있다. 저어새 생존 개체는 2011년 약 2,700마리였지만, 2020년 약 4,000마리로 개체수가 증가했다. 많은 사람이 저어새를 관찰하기 위해 남동유수지에 방문하는데 용현갯골에서는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다만, 아직 관찰시설이 준비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알락꼬리마도요는 호주에서 월동하며 시베리아에서 둥지를 튼다. 매년 시베리아와 호주를 왕복하는데 먹이를 섭취하기 위해 인천을 찾는다. 알락꼬리마도요의 부리는 길고 휘어진 형태로 칠게 사냥에 적합하다.

검은머리갈매기는 특이하게 풀이 자란 공간을 좋아하지 않고 매립지에서 생활한다. 올해 처음으로 용현갯골에서 둥지가 발견됐다. 아직 많은 수는 아니지만, 둥지를 용현갯골에 튼 것에 의미가 있다. 상황에 따라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검은머리물떼새는 해안가에 물이 드나드는 인적 드문 공간에 둥지를 튼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천의 갯벌

인천의 갯벌은 철새의 이동 경로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공간이다. 철새는 매년 계절에 따라서 이동하는 데 그 경로 중 하나인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가 인천과 연관된다. 인천의 갯벌이 철새들의 취식지이자 휴식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EAAF) 파트너쉽 사무국은 현재 인천 송도에 있다. 인천이 가장 적합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 철새 연구센터가 국내 두 곳에 설치됐는데 그중 한 곳이 인천 소청도다.

아직은 용현갯골에 대해 주목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미추홀구가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따라 전 세계적인 철새의 도래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매립된 섬, 낙섬

능허대는 현재 행정구역상 연수구지만, 과거 미추홀에서 중요한 공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출발지이자 중국 사신을 맞이하는 곳이 능허대였다. 많은 사람이 해외로 넘나들던 입구가 미추홀에 있었다. 지금도 용현갯골 끝에 생긴 골든하버(신국제연안여객터미널)을 이용해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인천상륙작전과 연관된 장소하면 월미도만 떠올리지만, 미추홀구도 중요한 장소다. 인천상륙작전에서 적색해안, 녹색해안, 청색해안 총 3곳으로 상륙했다. 청색해안을 통해 들어온 곳이 미추홀구의 낙섬이다. 낙섬사거리 인근에 ‘인천상륙작전 상륙지점 청색해안’ 기념 비석이 있지만, 시민들이 걸어서 접근하기에 적합한 지역은 아니다.

낙섬은 제사를 지냈던 장소라는 기록이 공식적으로 남아 있다. 대동여지도,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중요한 섬이었던 낙섬은 미추홀구가 바다를 가진 도시였다는 증거다. 낙섬이 매립된 낙섬사거리는 용현갯골의 시작점이다. 용현갯골을 따라가면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바다로 향하기 위해서는 낙섬을 주목해야 한다.

 

 

바다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자

인천시는 지난 4월 7일 해양친수도시조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시민과 바다를 잇기 위해 인천시는 해양친수공간을 고민하고 있다.

해양친수도시의 방향은 ▲본다 ▲걷는다 ▲탄다 ▲먹다 ▲논다 ▲머물다 ▲듣다 ▲‘지역’과 만나다 등 8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해양친수 공간을 활용·보호하기 위한 관련법을 해양수산부에서 많이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인천 2030 바다이음의 중요 개념은 ▲개방적 ▲재생적 ▲상생적 ▲보전적 ▲국제적 등이다. 국제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직 이 개념이 미추홀구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학익천, 용현갯골, 골든하버를 열린 공간으로 이어볼 수 있다. 바다의 새로운 기능을 여는 것이다. 바다를 통해 우리의 미래세대, 이웃 생명들(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 등)과 공존하는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

정서진 친수네트워크, 영종 자전거 한바퀴, 인천형 워커프론트 등 다양한 곳에서 해양친수도시 계획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미추홀구와 관련한 진행 건은 없는 상황이다. 미추홀구도 바다를 꿈꿀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지만,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다. 미추홀구 스스로 바다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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