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이상저온에 인천과 김포 농어민 피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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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이상저온에 인천과 김포 농어민 피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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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2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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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시기 지연으로 생산비용 증가 - 제철 어종 자취 감춰

올 봄 이상저온으로 4월 말까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수확시기가 늦어지거나 어획량이 감소한 인천과 김포 지역 농어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농민들은 작물 수확시기 지연에 따른 생산비용 상승으로 고통받고 있고, 본격적인 조업철을 맞은 어민들은 인천 앞바다에 제철 어종들이 자취를 감췄다며 울상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농작물 수확 못 해 한숨 짓는 농민 = 김포시 통진읍에서 오이 농사를 짓는 조기창(57)씨는 이제 겨우 손가락 길이만큼 자란 오이를 보면서 한숨을 지었다.

오이의 적정 생육온도는 17~21도인데 최근 새벽기온이 4도까지 떨어지는 등 이상저온 현상으로 오이의 생육이 더뎌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27일 "원래 이맘때가 오이 수확철인데 올해는 이제야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며 "오이 크기가 아직 5cm 정도밖에 안 돼 수확하려면 앞으로 열흘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라며 울상을 지었다.

농민들은 이상저온에 따른 수확시기 지연으로 생산비가 증가하게 됐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강화군에서 인삼을 재배하는 한 농민은 "4월 말이면 인삼이 밭 위로 다 올라와 소독해줘야 할 시기인데 올해는 추우니까 10~20% 정도만 올라온 상태"라며 "수확시기가 늦어지면서 생산비가 10% 이상 더 들게 됐다"라고 걱정했다.

강화읍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순무를 재배하는 안모(55)씨도 "순무의 생육이 더뎌져 생산비가 15%는 더 들게 됐다"며 "예년 같으면 이 시기에 보온덮개는 안 씌우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씌워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기상대에 따르면 올해 3~4월 인천지역 1일 평균기온은 6.7도로 평년(1981~2010년) 같은 기간 7.8도에 비해 1.1도 낮다.

◇자취 감춘 제철 어종에 시름하는 어민 = 바닷물의 이상저온 현상으로 인천 앞바다에서 제철을 맞은 어종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본격적인 조업철을 맞은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꽃게를 주로 잡는 자망어선 선주 홍성웅(68)씨는 "올해 출어를 위해 배 1척 당 기름값, 어구비, 인건비 등으로 2억~3억원씩을 투자했는데 이상저온 현상 때문에 꽃게가 잡히지 않아 투자비 회수를 못 하고 있다"며 "봄철 조업기간이 산란기 직전인 6월 말까지인데 4월에 거의 못 잡아 마음이 조급한 상태"라며 걱정했다.

서해수산연구소가 지난 11~19일 실시한 서해해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 앞바다 수온은 4~7도로 평년에 비해 1~2도가 낮다.

이상저온 현상은 적정한 수온을 따라 이동하는 어종들의 포획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어민들은 봄이 제철인 꽃게는 물론 주꾸미, 간재미, 농어 등의 어종들이 작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한다.

급감한 어획량은 통계로도 입증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4월 현재까지 옹진수협이 집계한 전체 수산물 위판액은 2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69억원의 40%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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