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공전 "억울하다", 재학 학생들 "분노·수치"
수십여 명의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하고, 이를 휴대폰 어플을 통해 다수 이용자들에게 판매한 일명 ‘박사방’ 운영자가 인하공전 졸업생으로 알려져 인천 지역사회에 파장이 커지고 있다.
SBS 뉴스는 23일 저녁 휴대폰 어플리케이션 ‘텔레그램’을 통해 지난 9월부터 74명의 여성들에게 나체 사진 등 성 착취물을 촬영하게 한 뒤 이를 유료로 판매한 혐의로 구속된 일명 ‘박사’의 신상을 24일 예정된 경찰의 신상정보 공개 심의회에 앞서 보도했다.
SBS 뉴스에 따르면 ‘박사’ 조씨(25)는 인천 인하공업전문대학교 졸업생(정보통신과 14학번)으로 재학 당시에는 교내신문사(학보사)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성적이 좋아 장학금도 여러 차례 탄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봉사활동 등 조씨의 과거행적과 초·중학교 졸업사진을 포함한 일상 사진들이 속속들이 공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인하공전 등 조씨가 재학했던 학교 및 단체들은 자칫 ‘범죄자가 있었던 곳’으로 낙인이 찍혀 학교의 명예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인하공전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페이스북 대나무숲)에 500여 명의 재학생들이 “인하공전의 수치다”, “학교 개망신이네. 대체 학교는 무슨 죄냐”, “소름끼친다” 등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신상공개 이후 ‘나무위키’ 등 다수 대중들이 이용하는 정보 사이트서 ‘인하공전-인하공전을 졸업한 (유명)인사’ 항목에 조씨가 추가로 등록되면서 재학생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인하공전 측은 조씨가 이미 지난 2018년도에 졸업한 학생이기 때문에 학교에서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인하공전 관계자는 “조씨의 범죄가 학교와는 관련이 없다”며 “조씨가 학교 졸업생은 맞으나, 그 이유만으로 학교에 비판이 가해지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SNS 등지에서 조씨가 주로 인천에서 활동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짐에 따라 당분간 인천과 조씨는 계속해서 연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지난 16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음란물제작,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 7개 혐의로 조씨 등 4명을 구속했다.
이들에 의해 성착취 피해를 입은 여성은 모두 74명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 중 미성년자는 16명, 최연소 피해자는 11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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