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돌봄서비스' 예산 바닥…"불편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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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돌봄서비스' 예산 바닥…"불편 커요"
  • 이혜정
  • 승인 2011.02.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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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요 예측 실패로 신규신청 막혀 … "내차례는 언제쯤"


김모(83) 할머니가 몇 년 전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아 다리가 불편하다며
노인돌봄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취재 : 이혜정 기자

#1. 홀몸노인 김모(83․ 여. 서구 석남동)씨의 경우 몇 년 전 관절염으로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아 다리가 무척 불편하다. 수술 후 무릎 시림과 다리 저림 증상이 심해지면서 기본생활에도 큰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노인돌봄서비스가 꼭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서비스를 신청을 했어도 아직까지 대기자 명단에만 올라,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2. 홀몸노인 이모(85․ 남. 중구 답동)씨는 중풍으로 왼쪽 편마비 증상으로 몹시 불편을 겪고 있다. 2009년까지는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3등급 판정을 받아 한 달에 80시간(하루 최대 4시간)의 재가서비스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등급외' 판정을 받고 할 수 없이 노인돌봄서비스를 신청했는데, 예산부족으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3. 홀몸노인 김모(81․ 여․ 연수구 연수동)씨는 등 뒤에 난 혹과 허리디스크 때문에 다리가 마비돼 거동을 거의 하지 못한다. 2008년부터 2년간 서비스를 받으면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하고 혹을 제거한 뒤 다리 마비증상이 조금 나아졌다. 그러나 올 1월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예산부족으로 지난해 10월까지만 받았다고 한다. 이달에 신규신청을 다시 할 예정이다.

지난 1월까지 지원을 받는 노인돌봄서비스가 예산부족으로 지원이 막히면서 인천지역 노인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고 있다.

노인돌봄서비스는 요양보호사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가정방문해 가사와 활동지원 서비스 이용권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월 27~36시간의 가사 등을 돕는 복지사업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 중 장기요양보험 등급외 A,B판정을 받은 노인 등을 대상으로 활동보조와 일상생활 지원을 해준다.

그러나 국비(70%)와 시비(30%)로 지원하는 노인돌봄서비스 사업에는 지난해 기초자치단체마다 정부가 예측한 수요 이상으로 신청자가 증가하면서 배정된 예산이 일찌감치 바닥을 드러냈다. 질병을 앓거나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노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지경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돌봄서비스 대상자는 947명으로, 2009년에 비해 72%(258명) 가량 늘었다. 예산도 2009년 7억6천110만원에서 2010년 22억9천230만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서비스 신청자가 계속 몰리면서 맨 처음 책정된 예산범위를 초과했다. 여기에다 대기자까지 늘어나면서 정부의 수요예측은 실패했다는 게 복지사업 관계자들의 얘기다.

일선 자치단체들은 매년 1월부터 노인돌봄서비스 대상자 신규신청을 받는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의 경우 서구는 8월, 강화군은 9월, 연수구는 10월에 이미 신청이 끝났다. 옹진군을 제외한 자치단체들은 노인돌봄서비스를 조기종결한 셈이다. 

특히 옹진군을 제외한 자치단체들은 최대 36시간까지 가능한 서비스 시간을 최소 8시간~최대 27시간까지 줄여 예산을 집행한다. 심지어 주중 서비스 횟수를 줄여 예산을 쓰기도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천지역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는 2만4718명(1~3등급)으로, 요양보험을 신청한 인원 중 6606명이 등급외 판정을 받았다. 2009년 같은 기간 요양보험 대상자는 1만5428명이었지만 3913명이 등급외 판정을 받았다. 등급을 받은 신청자도 늘었지만, 등급외 판정을 받아 돌봄서비스로 몰린 인원이 2693명이나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관계자는 "매년 노인돌봄서비스를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지난해 배정된 예산이 부족해 민원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예산이 증액돼 2월부터 시작하는 사업 대상자 수는 증가했지만, 빠듯하기는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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