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냄새를 맡으며 추억의 장을 보다 -인천 수인곡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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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냄새를 맡으며 추억의 장을 보다 -인천 수인곡물시장
  • 디비딥 장윤석 블로거(인천in 객원기자)
  • 승인 2015.03.04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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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딥의 인천이야기] 16.
 


수인선을 따라 늘어져 있는 철길을 뒤쫓아 가다 보면 어디선가 고소한 내음이 내 코를 자극한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고개를 돌아보면 수인곡물시장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그 간판이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면 작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여러 곡물을 늘어놓고 판매하는 곡물시장 입구에 들어서게 된다.


아침이라 그런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점포도 있었고, 바삐 무언가를 빻는 방아간 사이로 고소한 냄새가 흘러나오고...
 

문을 열고 잠시 쉬고 있는 할아버지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 볼수 있었다. 한때는 80여 점포가 늘어서 전성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해 점점 손님이 줄고 있다며 허허 웃으신다.
 

그러고는 고양이나 찍어줘~ 하시며 자리를 뜨신다.
 








인천시 중구 신흥동 28-2번지 일대에 30여 점포가 품질 좋은 다양한 곡물을 판매하는 인천 수인곡물시장은 1960년대 초 이곳을 지나던 수인선 기차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고 한다.

당시 이 곳엔 농협 공판장이 있어 소래나 남동지역, 시흥 등에서 곡물을 팔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노점 형태의 초기 시장은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모여 1980년대 중반에는 80여 점포가 성업했다고 알려진다.


발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이 붐볐다는 이곳도 수인선이 폐쇄되고 농협 공판장이 떠나면서 규모가 작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천과 수원을 잇는 협궤철도 수인선은 1995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경제성이 악화되어 폐쇄되었고, 사람들의 위안이었던 농협공판장이 떠나고, 그 자리엔 아파트가 세워졌으며... 그렇게 상인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고 만 것이다.

 

이후 근처에 대형마트가 생겨나고, 인천의 중심이 이전하고 중구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많이 힘들어 졌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봄 햇살과 함께 고소한 내음을 맡으며 곡물시장을 거닐어 본다. 아직 아침이라 사람은 없고, 아침을 여는 상인들의 분주함만이 가득하다.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니는 나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는 걸 보니 많은 이들이 이곳을 다녀간 듯 보여진다. 나같은 사람보다 곡물을 사러 오는 실수요자가 많아 예전의 벌이만큼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천시 쪽에서의 다양한 지원을 통해 점점 소외되는 시장의 생명력을 키워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어쩌면 새로 멋진 건물을 지어 만드는 시장보다... 옛 추억이 남아있는 재래시장을 살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반문해 본다.

 

지금은 쇠락을 길을 걷는듯 점차 소외되고있는 수인곡물시장...


전국 유일의 곡물시장이라는 것... 비단 경제적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닌 인천의 흘러간 역사와 함께 하는 장이기에...


인천시와 시민들이 관광자원으로 지원을 하고 사랑을 준다면 예전의 전성기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흥정하는 소리들과 더불어 구수하고 고소한 냄새가 자욱한 사랑받는 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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