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통마당과 새우젖골, 뱀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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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통마당과 새우젖골, 뱀골
  • 디비딥 장윤석 블로거(인천in 객원기자)
  • 승인 2015.02.1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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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딥의 인천이야기] 13.

 

인천역 뒤 쪽 인천항으로 이어지는 북성동의 앞을 옛 사람들은 칠통(七通)마당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인천경찰서에서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에 이르는 선착장을 그렇게들 불렀다.
 

칠통마당은 황해도 해주, 연백, 강화, 충남 서산, 당진 등지의 곡창지대에서 벼를 실어 나르는 풍선(風船)의 전용부두였다.

 

개항 이후 증기선이 등장한 30년대 이전까지 칠통마당이라고 불리던 그 곳에는 뱃사람과 선창의 일꾼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볏섬과 쌀가마니 사잇길에서 떡장수와 엿장수의 무리와 함께 언제나 북새통을 이루었다.
 

물산객주와 권번업소의 거간들이 거래에 열을 올리는 풍경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당시에는 '칠통마당의 쌀장수들이 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칠통마당은 연안 해운이 발달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하지만 연안 객선과 어선들이 몰리면서 북성동은 30여년간 그 명성을 이어갔다.
 

북성동 1가 3통의 새우젓골, 뱀골이란 이름은 그때 지어진 것으로 전국의 어선들이 북성동에 몰리면서 북성동 새우젓골 안쪽에는 커다란 소금창고가 생기고 골목은 드럼통에 새우젓을 담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인천과 수원을 잇는 전철 공사로 혼잡한 이 길을 따라 벽을 사이에 두고 인천항이 존재한다. 예전에는 이 벽은 존재하지 않아 사람들은 자유로이 인천항을 드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인천을 대표하는 항구를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때 칠통마당이라 불리며 인천경제의 구심이었던 이곳도 세월의 흐름 속에 내항 한구석에 고철부두로 변화했지만 지금은 그 이름조차 아는 이들이 거의 없게 되었다.

 

아시안게임과 함께 미래의 서해안 시대를 여는 인천의 빛나는 항구로 발전하기를 기원하며... 이제는 사라진 풍물이 되어버린 칠통마당. 2015년 인천 내항이 개방되면 그 잃어버린 역사의 기억이나마 복원될 수 있을까?

 


사진제공 = 인천광역시 역사자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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