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해 '실버전용관'으로 9년 만에 다시 태어나
미림극장이 돌아왔다. 동구 송현동 옛 미림극장이 2004년 7월 29일 경영난으로 휴관에 들어갔다가 9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2일 노인의 날에 맞춰 ‘실버전용관’ ‘추억극장’으로 문을 연 것이다.
미림극장은 1957년 무성영화를 상영하는 천막극장으로 출발했고, 같은 시기에 애관극장 오성극장 문화극장 등과 더불어 60년대이후 80년대까지 사람들이 많이 찾던 곳이다. 하지만 대형복합상영관이 속속 등장하면서 경영난으로 2004년 <투가이즈> 상영을 끝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2일 어르신들을 위한 ‘추억극장 미림’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 인천지부는 고용노동부와 인천시로부터 사업비 1억 9천만원을 지원받아 리모델링했다. (주)추억극장미림의 김용한 상임이사는 “쓰레기가 25t 트럭으로 네 대가 나왔다. 한동안 사용하지 않던 곳을 리모델링하느라 바빴다”고 전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송영길 시장은 “어르신들을 위한 극장이 생겨서 기쁘다. 미비한 점을 보완해 어르신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게 노력하겠다. 데이트도 하시고, 풀빵도 드시고, 재미있는 영화도 많이 보시라. 어르신들이 이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시 문을 연 미림극장은 55세 이상 시민(동반자 포함)이면 2천원에 볼 수 있다. 학생은 5천원, 일반인은 7천원이다. 오전 10시 30분에 찾는 관람객에게는 500원짜리 쿠폰도 준다. 55세로 정한 것은 정부가 일자리 취약계층으로 정해놓은 나이를 참고했다. 영사기사, 매표 검표 인원 등 극장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인력도 노인들로 충원됐다.
‘실버전용관’에 대해 아쉽다는 의견도 많다. 이에 대해 김용한 상임이사는 “젊은이들이 갈 수 있는 영화관은 많다. 여기는 젊은이들이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는, 공경하는 영화관이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어르신들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주로 낮시간이다. 밤 시간대를 이용해 영화제를 열 계획이다. 벌써 ‘환경영화제’ 일정도 잡혔다”고 말했다.
송림동에서 개관식에 왔다는 김영길 할아버지는 “좋다. 얼마나 자주 올지는 모르지만 일단 좋다. 노인네들이 갈 수 있는 데가 하나둘씩 늘어나면 괜히 대우받는 것 같고 기분 좋다”며 "주변에는 갈 데가 많다. 자유공원도 있고, 양키시장도 남아있고, 중앙시장도 있다"며 웃었다.
10월 상영작품으로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시작으로, <여자의 일생> <벤허> <연산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부> <초원의 빛> <박서방>이 결정됐다. 문의 032)764-8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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